지난해 청년 실업률 역대 최대…올해 전망도 '암울'

2016-01-13 16:13

[그래픽 = 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지난해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정부가 정책 역량을 청년 일자리 늘리기에 집중, 갖가지 정책을 내놨음에도 청년 취업시장에 훈풍은 불지 않았다.

문제는 올해가 정년 연장의 첫해인 데다가 경기 상황도 좋지 않아 청년 고용 한파는 더 거세질 전망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33만7000명에 그쳐 2010년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 고용로드맵 최종 목표인 고용률 70%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 청년 구직자 10명 중 1명은 '백수'…취업난 심각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2%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이는 1999년 통계 기준을 변경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청년 실업률은 3년 연속 상승하고 있다. 2012년 7.5%였던 청년 실업률은 2013년 8.0%, 2014년 9.0%로 올라섰다.

청년 실업률이 상승한 이유는 오랫동안 대학에 남거나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면서 '비경제활동인구'로 남아있던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취업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취업의 문이 그만큼 넓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청년층 경제활동 인구는 전년보다 8만명 늘었지만 취업자 수는 6만8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통계 조사 시점에 1주일 이상 돈 버는 일을 한 사람이 취업자로 분류되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청년 실업자는 더 많을 수 있다.

◆ 취업하더라도 살얼음판…첫 취업 청년 20%는 계약직

청년 실업률보다 더 큰 문제는 일자리의 질이다.

심각한 취업난을 뚫고 취업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지난해 청년 취업자 5명 중 1명은 1년 이하의 계약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하고 첫 직장을 잡은 청년층 400만명 가운데 20.3%(81만2000명)가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는 1년 전의 20.1%보다 더 높아진 수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규직 일자리가 단기 계약직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청년층이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사회 첫발을 내딛는 비중은 2008년 11.5%에서 2009년 12.7%, 2010년 16.8%로 점차 높아지다가 2011년(20.8%) 이후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 실업의 특수한 원인은 중 하나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라면서 "청년들에게 주어지는 일자리는 하위 일자리이고 비정규직에서 시작하면 더 좋은 일자리로 상승할 수 있는 사다리가 없다"고 말했다.

◆ 경기침체 지속에 정년 연장으로 취업 한파 거세질 전망

지난해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올해 전망은 더 우울하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올해 청년을 비롯한 취업자 수가 지난해보다 적거나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취업자 수가 작년과 유사한 30만명대 중반을 나타내고 실업률도 올해와 같은 3.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성장세 둔화,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소비 위축 등은 기업 고용에 큰 악재다.

더구나 올해는 30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정년이 55~58세에서 60세로 연장되는 첫해다.

기업들의 신규 채용 여력도 줄면 청년 고용절벽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기업들은 위기가 닥칠 것을 대비해 지난해 말 인력 감축에 나섰고, 금융권에서는 지난 1년 새 일자리 4만8000개가 사라졌다.

◆ 박 정부 고용 로드맵 목표치와의 격차 갈수록 커져

지난해 취업자는 2593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33만7000명 증가했다. 2010년 32만3000명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전년 대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011년 41만5000명, 2012년 43만7000명으로 증가추세를 보이다가 2013년에 38만6000명으로 감소했다. 2014년 53만3000명으로 200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1년 만에 다시 줄어들었다.

작년 전체 실업률은 3.6%로 2010년(3.7%)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고용률(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60.3%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2010년 58.7%를 나타낸 이래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5.7%로 1년 전보다 0.4%p 올랐다. 

그러나 이는 정부의 고용률 70% 로드맵의 2015년도 목표치인 66.9%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목표치와의 격차는 2013년 0.2%p, 2014년 0.4%p, 지난해 1.2%p 매년 벌어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 임기 내 고용률 70%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