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통사 합병 신호탄?" 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 '의기투합'

2016-01-13 15:25
13일 전략적 협력 체결…4G 통신망, 단말기, 통신규격, 인터넷 등 방면서 협력
4G 시장 독점하는 차이나모바일 '겨냥'…양사 합병 '시간문제'

중국 2,3대 이통사인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텔레콤이 13일 전략적 협력한다고 선언했다. [사진=바이두]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이동통신 업계에 깜짝 놀랄만한 '빅딜'이 이뤄졌다. 2,3위 이통사인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텔레콤이 손 잡고 1위 차이나모바일에 도전장을 내민 것. 이로써 그 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중국 이통업계 합병이 급물살을 타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국유이통사인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텔레콤이 13일 베이징에서 전략적 협력계약을 체결, 향후 통신 인프라 자원을 공유해 고객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섯 가지 방면에서 심도있게 협력하기로 했다고 화서도시보(華西都市報) 등이 이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양사는 4세대(4G) 통신망 공동 구축과 공유를 통해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스마트폰 단말기 취급 종류를 넓히고 여섯 가지 통신규격(GSM/CDMA/WCDMA/TD-SCDMA/TD-LTE/FDD-LTE)을 국가 표준으로 적극 밀기로 했다. 이외에 ▲인터넷 네트워크 품질 제고 ▲혁신업무 강화 ▲해외 이통사와 협력을 통한 로밍서비스 확대 등 방면에서도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

양제(楊杰) 차이나텔레콤 총경리는 “이번 협력을 통해 통신업계에서도 혁신·협력·개방·공유라는 새로운 업무모델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세간의 양사 합병설에 대해서는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텔레콤은 두 개의 완전한 시장주체로 경쟁하는 사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사의 전략적 협력이 업계 1위인 차이나모바일의 독주를 막아보겠다는 계산도 깔려있지만 사실상 합병을 위한 준비작업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해부터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 개혁에 박차를 가하면서 철도·해운·철강 등 각 업종에서 잇달아 합병이 성사됐다. 통신업계에선 2,3위 업체인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텔레콤의 합병설이 꾸준히 거론됐다. 합병설이 터져나올 때마다 증시에서 양사 주가는 상한가를 쳤다.

특히 지난 해 8월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 회장이 서로 교체 임명되며 합병설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차이나유니콤 회장이었던 창샤오빙(常小兵)이 차이나텔레콤으로, 차이나텔레콤 회장이었던 왕샤오추(王曉秋)가 차이나유니콤으로 옮겨간 것. 지난 해말 창샤오밍 회장은 부패로 낙마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양사 회장이 서로 교체된 데 이어 이번에 통신 네트워크, 단말기, 혁신 업무 등 방면에서 협력하기로 한 만큼 이제 경영시스템과 인력, 자본 방면에서 합치는 것만 남겨두고 있다"며 합병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 시장인 중국내 4G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억8000만명에 달해 미국 전체 인구 수도 넘어섰다. 이중 차이나모바일 가입자 수가 2억8000만명으로 독주하고 잇다. 차이나모바일은 올해 4G 가입자 수를 현재 2배인 5억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