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중심에서 낭만을 외치다!
2016-01-14 00:11
꽁꽁 얼어붙은 마음, 부산 갈맷길 걸으며 '힐링'하기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 탓에 사람들의 옷차림은 더욱 두꺼워졌고 걸음걸이 또한 둔해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 안에만 있고 싶은 한겨울이지만 이런 때일 수록 겨울을 겨울답게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이번 주말엔 조금은 따뜻한 부산으로 떠나 부산 곳곳에 펼쳐진 아름다운 '갈맷길'을 천천히 걸으며 겨울의 낭만을 만끽해 보자.
◆역사와 문화, 축제의 길…갈맷길 1-2코스
기장군청을 출발해 발걸음을 이동하면 고산 윤선도의 유배지 죽성이 있다. 대변 고개를 넘어서면 매년 4월 멸치축제로 성황을 이루는 대변항이 있고 연오랑세오녀의 전설이 깃든 오랑대, 기장 팔경의 하나인 시랑대가 동해 최남단 관음성지로 알려진 용궁사를 만날 수 있다.
송정해수욕장을 지나 수령 300살의 해송이 반기는 구덕포, 청사포가 있고 내려서는 고갯길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백만 불짜리인 미포가 걷는 발걸음을 절로 멈추게 한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송도해수욕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공설해수욕장으로 한때 한국 최고의 피서지였다.
이웃한 암남공원까지는 바닷물이 출렁이는 해안 산책로를 통해 혈청소가 있는 모지포 까지 연결되며 감천사거리를 지나 감천항을 만난다.
◆위풍당당 부산신항을 한눈에…갈맷길 5-2코스
고향마을 같은 정겨운 골목길을 따라 선창을 지나 천가동으로 들어서면 대원군척화비가 있는 천가초등학교가 있다.
연대봉에 올라서면 대마도가 지척이고 만경창파 남해가 시원하다. 육수장망 숭어 잡이로 유명한 대항에서 외양포쪽으로는 가덕등대와 일본군 포부대가 온전히 남아 있다.
해안 숲길로 이어지는 누릉령, 어음포의 비경과 동선새바지가 나온다. 석화밭 위로 도요물떼새들이 비상하는 눌차 정거생태마을을 돌아 나온다.
◆부산 전체를 시원하게 조망하다…갈맷길 7-2코스
금정산성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산성으로 문루 4개소, 망루 4개소가 소재해 있다.
산성 내 산성마을에서 생산되는 막걸리와 염소고기는 그 맛이 뛰어나 등산객들의 발길을 사로 잡는다.
북문 고산습지에서 천년고찰 범어사가 있는 계곡을 따라 내려와서 팔송까지 금어동천, 비석골 서어나무 숲을 호젓이 걷는 옛길이 펼쳐진다.
◆수영강과 회동호, 수려한 경관과의 데이트…갈맷길 8-1코스
특히 장전구곡가의 1경인 오륜대를 비롯해 부엉산(175m) 정상에서의 조망이 뛰어나다. 땅뫼산에서 윤산 자락을 휘감아 돌며 명장정수사업소까지 이어지는 수변길은 아홉산 줄기가 회동호에 병풍처럼 서 있고 물새들이 한가로워 소상팔경을 연상케 한다.
회동수원지는 일제 강점기인 1942년 조성되면서 수몰민의 원성과 울분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곳이기도 하다.
구간 전체가 사포지향 2백리 두 번째 구간으로 옛날 사천으로 불렸던 수영강의 흐름을 따라 동행하는 길로 부산팔경의 한 곳인 동대를 지나면서 도심을 관통하여 옛 좌수영의 영화가 서려있는 나루공원을 지나 민락교에서 바다와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