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폭풍에 휩쓸린 원자재 기업들
2016-01-11 16:54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중국 성장세 둔화라는 날갯짓이 글로벌 경제에 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원자재 시장의 큰 손이었던 중국이 경기 성장 둔화로 수요를 줄이자 자원 부국과 원자재 기업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03년 하루 550만 배럴이었던 중국의 원유 소비는 지난 2007년 하루 750만 배럴로 증가했다. 이 외에도 광물, 작물, 에너지 등 각종 원자재에 대한 중국의 수요가 급증하자 원자재 시장은 10년 가까이 호황을 누렸다. 2007년 말 기준으로 5년 전과 비교해 구리는 3배, 아연은 2배 가격이 껑충 뛰었다.
그러나 중국의 성장이 둔화하기 시작하면서 원자재 시장은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지난해에만 니켈, 철광석, 팔라듐, 백금, 구리는 모두 25% 이상 가격이 내려갔다. 유가는 18개월 새 60% 이상 떨어졌고 옥수수, 귀리, 밀 등 곡물 가격마저 하락했다.
중국이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리라고 믿었던 원자재 기업들은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차입을 늘려 시설을 확장했으나 예측과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자 백척간두에 서 있다. 일례로 프리포트-맥모런이라는 페루의 구리 광산에 46억 달러(약 5조5000억 원)를 투자했으나 구리 가격이 7년래 최저를 찍으면서 지난해 3분기에 38억 달러(약 4조5949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또 기록적인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세계 석유업계는 약 25만 명을 해고한 것으로 추산된다. 원유 부국의 상징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83년만에 건국 이래 최대 재정적자를 기록했고, 수출의 95%가 원유인 베네수엘라는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칠레, 인도, 호주, 미국, 인도네시아 등 자원 부국의 원자재 기업들 대부분도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의 대니얼 예르긴 부사장은 "과거 경제학설에서 주장한 것만큼 저유가가 경기를 자극하지는 않는다"며 "현재의 낮은 원자재 가격이 과거의 과잉 투자 때문인지, 아니면 장래 세계 경제가 허약해진다는 신호인지가 중요한데 내가 느끼기에 답은 둘 다"라며 우울한 진단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