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자율주행 기술개발 어디까지 왔나?
2016-01-06 09:00
-'2030년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 목표… 스마트카 2018년까지 2조 투자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최근 자동차 업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바로 '자율주행 기술'이다. 자율주행 기술이란 일반적인 주행상황에서 목적지까지의 경로상 부분 자동화 또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러한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차량을 '자율주행차'라고 부르고 있으며, '무인차'라는 용어와도 혼용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자율주행차’는 사람이 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따라 안전성, 정숙성, 안락함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국방분야나 경진대회에서 볼 수 있는 무인차와는 개념이 다르다.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는 시점의 문제일 뿐 이미 미래 자동차산업의 생존 경쟁에 있어 핵심 기술로 인식되고 있으며, 많은 시장조사기관들은 2020년을 전후로 본격적인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 시대가 열릴 것으로예상하고 있다.
이미 많은 완성차 업체와 관련 부품 업체를 비롯해 구글과 같은 IT 업체들까지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으며, 몇몇 업체들을 중심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교통사고 사망자 증가로 인한 사회적 손실 확대 △세계 각국의 차량 안전도 평가 기준 강화 △운전 도중 편의를 중시하는 소비자 요구 증가 △차량 IT 기술의 빠른 발전 등의 영향으로 관련 시장의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자율주행차의전세계 연간 판매량을 2025년 23만 대에서 2035년 118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ABI 조사에 따르면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포함할 경우 2024년 110만대에서 2035년 4200만대로 이 기간 약 38배 성장을 예상하는 등 향후 이 시장을 놓고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 목표… 스마트카 2018년까지 2조 투자
현대·기아차는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 개발을 통해 2020년까지 고도자율주행을, 2030년에는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그 동안 현대·기아차는 차세대 스마트카 개발과 관련해 기술경쟁력 제고 및 시장 선점을 위해 연구개발 조직을 혁신하고 첨단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기술력 수준을 가늠하는 신규 척도로 여겨지는 스마트카 분야에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약 2조원을 투자해 자율주행 및 차량IT 기술 수준을 향상시키고, 차량용 반도체 및 자율주행 핵심 부품 등을 개발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외에도 2010년부터 격년제로 대학생 및 대학원생 대상의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그룹 계열사인 '현대엔지비'를 통해 차세대 기술인재 육성과 산학 협력을 주도하는 등 국내 자동차산업의 기술 저변 확대에도 앞장서고 있다.
앞으로도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래 스마트카 경쟁에서 선두권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국내 부품 협력업체와의 공동 개발 △핵심 기술의 국산화 △과감한 투자 및 미래인재 육성 등의 노력을 꾸준히 진행해나간다는 계획이다.
◆ 현대·기아차, 美 네바다주 자율주행 면허 획득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0년 첫 자율주행차로 '투싼ix 자율주행차'를 데모카 형태로 선보인 바 있다.
당시 '투싼ix 자율주행차'는 검문소, 횡단보도, 사고구간 등 총 9개의 미션으로 구성된 포장 및 비포장 도로 4Km의 시험 주행에 성공하며 국내에 본격적인 '자율주행차' 개발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자율주행차의 기반이 되는 다양한 신기술을 주요 양산차에 확대 적용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작년 12월에는제네시스 EQ900를 출시하면서 고유의 첨단 주행지원 기술(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브랜드인 ‘제네시스 스마트 센스(GENESIS SMART SENSE)’를 선보였다.
‘제네시스 스마트 센스’는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 ‘후측방 충돌 회피지원 시스템’ 등 최첨단 주행 지원 기술을 통해 사고 발생을 사전에 감지하고 운전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운전할 수 있는 신기술을 대거 포함하고 있다.
이런 기술들을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는 2015년 11월 국내 자동차 업체 최초로 미국 네바다 주에서 고속도로 자율주행 면허를 획득했다.
미국 네바다 주로부터 현대차 투싼수소연료전지차와 기아차 쏘울 전기차에 대해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을 시험할 수 있는 운행 면허를 획득함으로써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특히, 투싼수소연료전지차와 쏘울 전기차의 면허 획득은 단순한 양산차 모델이 아닌 미래 친환경차에 자율주행 기술들을 탑재해 면허 획득에 성공함으로써 그 의미를 더했다.
현대·기아차가 면허를 발급 받은 자율주행 차량에는 독자 개발에 성공한 △구간 자율주행 △교통 혼잡 구간 자율주행 △비상 갓길 자율 정차 △협로 주행 지원 등의 지능형 고안전 자율주행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특히 혼잡구간 주행지원시스템(TJA)과 고속도로주행 지원시스템(HDA)을 기반으로 다양한 센서 정보를 융합하고 판단 및 제어 기술을 향상시켜 차선 변경이 가능토록 설계했으며, 실제 도로에서 안정적인 운행을 위해 △정밀 위치인식 및 주행환경 인식 기술 △경로생성 및 주행상황 판단 기술 △차량 제어 기술 등도추가로 적용했다.
이로써 현대·기아차는 실제 고속도로에서의 자율주행 평가를 진행하는 한편,향후 신호등, 횡단보도, 보행자들이 포함된 도심지역으로도 평가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내 자율주행 면허는 캘리포니아, 네바다, 미시간, 플로리다, 워싱턴DC 등 총 5개 주에서 발급하고 있으며, 이번 현대·기아차가 발급받은 네바다주 면허는 승용차 제조업체로는 아우디에 이어 두 번째로 면허를 획득한 것이다. (※현재 네바다 주 자율주행 면허 취득 업체 : 현대•기아外 아우디, 다임러트럭,구글)
비교적으로 면허 발급이 쉬운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닛산, 혼다, 테슬라 등 9개 업체가 면허를 획득하여 자율주행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기아차는 이번에 기술력을 인정받아 면허를 획득한 쏘울 자율주행 전기차를 CES 2016 에서 일반에 공개하고, 자율주행 주요 신기술과 기업의 미래 비전을 알릴 계획이다.
◆ 완전자율주행 어떻게 이뤄지나
일반적으로 자율자행 자동차의 핵심이 되는 자율주행 기술, 즉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Advanced Driver Assistant System)은 크게 인지, 판단, 제어, 이렇게 세 분야의 기술로 구성된다.
차량의 자율주행은 △카메라와 레이더, 초음파 등의 센서를 통해 상황을 인식하고 △전자제어 시스템(ECU) 등에서 그 상황에 대한 정보를 판단한 후 △가감속, 조향, 제동 등으로 차량을 적절하게 제어함으로써 이뤄지는 것이다.
이 중 인지는 센서나 카메라를 통해 환경을 인식하는 것으로, 사람에 비유하자면 눈에 해당한다. 반면 판단은 인간의 두뇌에 비유할 수 있으며, 컨트롤러를 통해 신호를 처리하거나 주변상황에 따라 차량의 거동을 결정한다. 마지막으로 제어는 인간의 혈관이나 근육, 신경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속도를 조절하거나 방향 제어, 제동 등 직접적인 움직임을 관할한다.
주행상황을 인식하는 센서 기술의 고도화가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지만정보를 판단하는 전자제어 시스템과 실제 차량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조향•제동 장치 등이 어떠한 돌발 상황에서도 서로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자율주행이 가능할 수 있다.
이러한 자율주행 기술은 자율화된 수준에 따라 크게 4단계를 거쳐 발전, 전개된다.
1단계는 특정 기능의 자동화 단계로, 이 단계에서 운전자는 특정 주행조건 아래서 개별 기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상용화 되어있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차선유지 지원 시스템(LKAS) 등의 개별 기술이 이 단계에 속하며, 이미 1단계는 상당 부분 구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2단계는 기존의 자율주행 기술들이 통합되어 기능하는 단계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차선유지 지원 시스템(LKAS)이 결합해 고속도로 주행시 차량과 차선을 인식함으로써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고 자동으로 조향하는 것이 이 단계에 해당된다.
3단계는 부분 자율주행 단계로, 이 단계에서는 운전자의 조작 없이도 목적지 경로상 일정 부분의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된다.
즉, 도심에서는 교차로나 신호등, 횡단보도 등을 인식해 자동으로 차량을 제어하고, 고속도로에서는 일정 구간의 교통흐름을 고려해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하고 끼어드는 등의 부분 자율주행이 이뤄지는 단계다.
4단계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가 가능한 통합 자율주행 단계로, 이 단계에서는 처음 시동을 켠 후 목적지에 도착해 주차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된다.
특히 이 단계에서는 V2X(Vehicle to Everything)가 실현돼 차량과 차량, 차량과 인프라 간 통신으로 보다 넓은 지역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최적의 경로로 주행하는 것이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