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 수산업, 미·유럽 등 수출시장 다변화로 '활로' 찾는다

2016-01-06 08:04
전통 김, 일본 의존 벗고 수출국가 10년 새 3배로 늘어
수산업, FTA로 중국 진출 수월…첨단양식 등 중장기 계획도 잰걸음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그동안 중국과 일본 등에 국한된 수산업 수출 시장이 다양한 경로를 발굴하며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수출 다변화가 본격화되자 수산업을 바라보는 정부와 업계의 시선도 달라졌다. 이제 수산업은 미래성장산업으로 주목받는 분야로 거듭나고 있다.

수산업 수출 성과는 정부와 민간 기업의 유기적 호흡으로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향후 정부 정책의 롤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차 산업을 가공, 현지화 등 전략적 마케팅을 통해 부활시킨 정부의 숨은 노력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출범 3년차인 지난해 수산물 수출 분야에서 눈부신 성과를 얻었다. 지난해 핵심 개혁과제 중 하나인 ‘수산업 미래산업화’를 추진하며 김 수출 3억 달러 달성 등 정책적 효과를 냈다.

여기에 한·중 FTA 발효로 우리 수산업의 중국시장 진출이 수월해졌다는 게 고무적이다. 정부와 업계는 이같은 동력을 바탕으로 올해는 수산업에서 본격적인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수산업은 60년대 우리나라 수출액의 10~25%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활성화에 견인차 역할을 했던 산업”이라며 “첨단 기술을 활용해 양식업을 규모화하고 수산식품산업을 육성해 수산업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입맛을 사로잡은 전통식품 김…수산물 고정관념을 깨다

지난해 수산물 수출에서 두각은 나타낸 품목은 단연 김이다. 김은 지난 2010년 1억 달러를 달성한 이후 연평균 25% 이상 증가해 5년 만에 3억 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김 수출의 최대 시장인 일본에 대한 의존에서 탈피한 것이 매출 신장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김 산업은 2000년 전체 수출의 37%가 일본이었다. 10년이 지난 2010년에도 일본 수출 비중은 여전히 34%에 달했다.

그러나 일본의 소비부진이 이어지면서 김 수출도 동반 하락을 보였다. 일본에 의지하면 김 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는 이같은 시장 분위기를 인식하고 김 수출 경로를 다변화하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일본 위주의 수출구조에서 탈피해 미국 등 신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약 3년간 공을 들인 수출다변화로 인해 김 수출국가는 1995년 34개국에서 지난해 91개국으로 무려 3배 가량 확대됐다.

고무적인 것은 미국 등 대형 시장을 개척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시장만 개척한 것이 아니다. 현지 입맛을 고려해 마른김, 조미김 중심에서 ‘김스낵’ 등 다양한 웰빙 상품 개발에 나섰다.

김 수출업체 A사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자 새로운 시장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지만 자금력, 정보, 노하우 등 모든 부분이 부족한 중소업체가 수출을 시작하는 것은 어려웠다”며 “정부 지원으로 해외박람회에 참여하면서 새로운기회를 얻었다. 일본, 미국, 중국 등 전 세계 약 10여개 국가에 수출하게 됐다. 앞으로는 미얀마(10만 달러), 러시아(20만 달러), 이태리(30만 달러)등에도 수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산업, 미래 먹거리로 키운다…2020년 프로젝트 가동

해양수산부는 수산업을 미래먹거리로 키운다는 장기 전략을 추진 중이다. 오는 2020년까지 수산업 수출을 정상궤도에 올리겠다는 것이다.

해수부의 이런 고민은 글로벌 수산물 소비는 급속히 확대되고 있지만 연근해어업 생산량이 정체돼 양식업 육성을 통한 안정적인 수급기반 확보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세계 수산물 연간소비량(1인당)은 1996년 13.3kg에서 2009년 17.2kg, 지난해 20.1kg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수산물은 단순가공품 위주로 판매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이 미흡하고 유통과정 비용이 높아 수산식품산업 발전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양식생산 200만톤 달성 ▲수산식품 시장규모13조원으로 확대 ▲어가소득 5800만원으로 도시근로자 대비 80% 수준 유지 등을 오는 2020년까지 추진한다.

여기에는 첨단 양식기술을 활용한 생산 혁신과 대규모 자본 투자 확대를 통한 규모화, 수산물 수출가공업체를 지역별 산업 단지에 집적시키고 신제품 연구 개발을 강화해 수산식품 소비시장 확충도 포함됐다.

첨단 양식 기술의 경우 올해 12월 경기도 안산에 100억원을 들여 바이오플락 양식 단지를 조성한다. 같은달 충북 괴산에는 순환여과식 양식 단지가 들어선다. 내년에는 전남 화순도 순환여과식 양식 단지를 구축한다.

이들 양식 단지는 IT, BT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생산 방식을 채택해 미래형 양식 체제를 구축하는 사례로 주목 받고 있다.

올해는 수산식품개발을 통한 고부가가치 식품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오는 10월까지 5개 품목에서 수출유망상품 개발에 착수한다. 11월에는 수산물브랜드대전도 계획 중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1·2인 가구 증가와 간편 식품을 선호하는 소비패턴 변화에 적합한 신(新) 수산식품 개발과 고품질 브랜드화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며 “수산식품산업 거점단지 조성을 확충하고 미래 신규시장 창출이 가능한 유망분야 신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