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란과 단교 선언…중동발 긴장 고조
2016-01-04 16:07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과의 외교 단절을 공식 선언하면서 국제사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BBC, CNN 등 외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은 이날 “이란이 사우디의 안보를 해치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사우디에 주재하는 모든 이란 외교관은 48시간 안에 본국으로 떠나라”고 밝혔다.
이는 2일(현지시간) 사우디가 반정부 시아파 유력인사 4명을 포함, 테러혐의 사형수 47명의 형을 집행한 뒤 이란 시위대가 테헤란주재 사우디 대사관과 총영사관을 공격한 데 따른 조치다.
이란 정부도 반기를 들고 나섰다.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차관은 4일 "이란은 외교관이 임무를 수행하기에 가장 안전한 나라 중 하나"라며 "사우디는 전략적 실수와 섣부른 판단으로 중동 안보를 위협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사우디와 이란 간 대치로 중동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양국이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표 국가인 만큼 중동 내 종파 갈등도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수니파는 사우디와 시리아, 이집트 등 대부분 중동국가에서 다수 종파를 차지한다. 반면 이란과 이라크, 바레인 등에서는 시아파가 주류를 이룬다.
사우디와 이란은 그동안에도 종종 갈등을 겪어왔다. 1980년대 중반까지는 비교적 원만한 관계였지만 지난 1987년 사우디 메카 성지순례에서 벌어진 이란 순례객과 사우디 경찰의 충돌 이후 1988년부터 약 3년간 국교가 단절됐다.
이후 양국 지도자의 외교관계 복원 노력에 따라 1991년 외교관계가 회복됐다. 2007년에는 사우디 압둘라 국왕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을 공항에서 영접한 뒤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등 관계가 회복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