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올해 동남아로 금융지도 확대한다
2016-01-04 15:56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시중은행들이 올해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로 금융지도를 더 넓힌다.
그간 은행들은 예대마진과 주택담보대출로 어렵지 않게 돈을 벌었지만, 올해부터 당국이 가계부채를 관리하는데다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동남아 진출의 활로를 닦았다면, 올해는 이를 이용해 본격적으로 이익을 낸다는 게 은행들의 포부다.
국내 은행 중 최대 규모인 200곳의 해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우리은행은 올해 동남아지역을 중심으로 영업망을 100개 가량 늘린다. 인수합병(M&A) 방식을 기본으로 저축은행이나 할부금융 등 비은행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연말까지 해외 네크워크를 300개까지 늘리는 동시에 해외 점포의 심사, 성과관리, 내부통제 등을 전문적으로 종합 관리할 수 있는 조직과 시스템을 구축해 리스크도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우리은행은 모바일전문은행인 위비뱅크 서비스로 해외영역을 공략한다.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이어 올해는 베트남·인도네시아·중국 등에서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말 캄보디아 현지법인인 신한크메르은행 스텅민쩨이지점을 열면서 19개국에 140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됐다. 전년대비 2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2014년 말 8.7%였던 해외당기순이익은 2015년 11월 말 현재 11%까지 올랐다. 신한은행 올해 이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모바일 은행인 써니뱅크를 해외 사업에 본격적으로 연동할 계획이다.
지난해 외환은행과 합병한 KEB하나은행은 인도·필리핀 지역에서 마이크로 파이낸스 등 비은행업 현지금융기관 인수 추진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미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고 앞으로 10년 후에는 글로벌 수익 비중을 전체의 40%까지 끌어올린다는 포부를 세웠다.
은행들이 이처럼 동남아에 공을 들이는 것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히 동남아지역은 인건비가 싸고 이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또 지점 개설에 따른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때까지 국내에선 3~4년이 걸리는 반면 동남아에선 1~2년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다만 해외 선진은행들과의 경쟁은 넘어야 할 산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베트남은 '포스트 차이나'로 불릴 만큼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그외 동남아 국가 역시 순이자마진이 보장돼 다른 국가들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며 "어떻게 현지화 영업을 하고 비대면 채널을 강화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