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BMW 뉴 640d 그란 쿠페
2016-01-03 14:50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4도어 쿠페는 스포티한 스타일과 성능이 조화된 독특한 장르다. 이 시장은 어느덧 프리미엄 브랜드의 격전지가 됐다. 메르세데스-벤츠가 CLS로 포문을 연 데 이어 BMW 6시리즈, 아우디 A7이 속속 등장하며 흥미로운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1월~11월 사이의 각 모델별 판매대수를 보면 A7은 2532대, CLS는 1953대, 6시리즈는 644대로,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6시리즈의 판매량이 가장 적다.
BMW는 지난해 8월 뉴 6시리즈를 선보였다.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에 해당하는 뉴 6시리즈의 디자인 변화는 소소하다. 애시당초 좋은 집안에서 멋있게 태어난 터라 크게 손 볼 데가 없었다. 키드니 그릴을 10개에서 9개로 줄였고, 하단의 공기흡입구는 블랙 하이그로스와 크롬 하이그로스로 바꿨다. 후면부에는 번호판 아래에 수평 크롬 장식을 더하는 한편, 듀얼 블랙 배기 파이프의 두께를 10㎜ 두껍게 했다.
시승차인 뉴 640d xDrive 그란쿠페 M 스포츠 패키지는 기본 모델보다 멋을 부리고 장비를 더했다. 20인치 M 경합금 더블 스포크 휠과 M 스포츠 서스펜션, M 에어로 다이내믹 패키지, 인디비주얼 하이글로스 세도우 라인과 진회색 헤드라이너 등 다양한 M 스포츠 패키지 옵션이 기본 적용됐다.
또한 어댑티브 풀 LED 헤드라이트와 하이빔 어시스턴스, 통풍 및 요추 받침 기능을 갖춘 다코다 가죽의 앞좌석 컴포트 시트로 편의성도 높였다. M 스포츠 패키지 전용 알루미늄 헥사곤 인테리어 트림으로 스포티함을 더하는 한편, 헤드업 디스플레이, 4존 자동 에어컨디셔닝, 소프트 클로징 도어, 서라운드 뷰 등 다양한 고급 옵션을 적용했다.
파워트레인은 그대로다. 직렬 6기통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은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와 조합돼 최고출력 313마력, 최대토크 64.3㎏·m의 성능을 낸다. 경쟁차의 디젤 모델은 어떨까. 아우디 A7 50 TDI는 272마력, 55 TDI는 320마력이고, 메르세데스-벤츠 CLS 250 블루텍은 204마력이다. 640d는 A7 55 TDI 다음으로 높은 출력이다.
제원상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걸리는 시간은 5.2초. 이 정도면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xDrive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이 후륜구동의 약점을 극복해주며 안정된 주행을 돕는다. 다만 초창기 모델에 있던 가솔린 모델의 부재는 아쉽다.
640d는 M 스포츠팩이 1억1610만원, 20주년 기념 모델이 1억2440만원이다. 8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아우디 A7이나 벤츠 CLS에 비해 높은 가격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성능과 스타일에서 차별화되어 있을뿐더러, 희소성이 더 높다는 점에서 소유자를 더 만족시킬 가능성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