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MBC 연기대상]'킬미 힐미' 연기대상·올해의 드라마상 휩쓸어(종합)

2015-12-31 01:25
지워지지 않은 ‘킬미 힐미’의 강인한 기억

[사진=MBC '2015 MBC 연기대상' 방송 캡처]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킬미 힐미’의 지성이 ‘2015 MBC 연기대상’에서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킬미 힐미’는 올해의 드라마상을 비롯해 주요 상들을 휩쓸며 2015년 MBC 최고의 드라마였음을 입증했다.

지난 30일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신동엽과 이성경의 진행 아래 ‘2015 MBC 연기대상’이 열렸다.

MBC 최초로 100% 실시간 시청자 투표로 결정된 이번 연기대상 후보로는 ‘여자를 울려’ 김정은, ‘앵그리맘’ 김희선, ‘내 딸 금사월’ 전인화, ‘킬미 힐미’ 지성, ‘화정’ 차승원, ‘그녀는 예뻤다’ 황정음이 이름을 올렸다.

이 중 과반에 가까운 득표를 기록한 지성은 대상의 영예를 차지하게 됐다.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지성은 “몰래 MBC에 들어와 대본을 훔쳐 세트장에서 선배들 연기를 몰래 보며 배웠었다”고 과거를 회상하며 감격스러워했다.

“이 상은 나에게 주는 상이 아니다”라고 밝힌 지성은 “‘킬미 힐미’를 만든 모든 분들에게 주신 상”이라고 영광을 돌렸다. 이어 팬들과 스텝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밝힌 지성은 “여러 드라마를 통해 호흡을 맞춘 황정음에게 감사하다”며 “우리 이대로만 하면 먹고 사는데 지장은 없을 꺼 같아”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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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나 스스로에게 ‘이 정도면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하며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대상 수상자를 배출하며 ‘연초에 방송된 드라마는 상을 받기 어렵다‘는 징크스를 깬 ‘킬미 힐미’는 팬들이 뽑은 올해의 드라마상 또한 가져갔다. ’킬미 힐미‘의 연출을 맡은 김진만 PD는 일곱 가지 인격을 연기한 지성과 아동학대·다중인격장애라는 무거운 주제를 힐링 로맨스로 바꿔준 진수완 작가에게 공을 돌렸다.

이 날 시상식에서는 지루한 수상 소감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시상과 수상은 화기애애하고 잘 정돈된 분위기속에 군더더기 없이 진행됐다. MC 신동엽은 “가족과 스텝에게 감사한 마음은 모두가 알고 있다”며 “진정성 있고, 참신한 수상 소감을 기대한다”고 말하며 형식적이지 않고 진심이 담긴 수상 소감을 유도하기도 했다.

또 공동 수상이나 특별상 남발과 같은 문제도 없었다. 올해 MBC 드라마를 이끈 ‘그녀는 예뻤다’, ‘내딸 금사월’, ‘여자를 울려’, ‘전설의 마녀’, ‘킬미 힐미’ 등의 드라마 출연자들이 상을 골고루 나눠가졌지만 동시에 무대에 올라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던 예전 시상식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오히려 감동적인 수상 소감이 이어졌다. 특히 ‘엄마’의 두 주연 배우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박영규와 차화연이 돋보였다. 박영규는 연속극 부분 남자 우수연기상을 수상한 후 “영국의 세계적인 배우는 50년 동안 ‘햄릿’을 하면서도 대본을 보고 연구했다”고 말하며 “40년 전에 그 이야기를 듣고 지금까지 작가의 마음을 알려고 대본을 보며 노력해왔다. 앞으로도 작가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해 노배우의 연륜을 느끼게 했다. 이어 하늘에 있는 아들에게 바치는 노래로 수상 소감을 마치며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연속극 부분 여자 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차화연은 “인생은 참 살아봄직하다. 힘든 일도 기쁘고 슬픈 일도 있었는데 선물을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앞만 보고 달렸고, 아무 작품이나 다 해왔다”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이제야 나를 알게 됐다. 작가 선생님이 어쩜 저를 두고 대본을 쓰셨는지 모르겠다. 감사하다”고 말해 작품이 주는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했다.

배우들은 시상식에 참석해 시상만 수상만 한 게 아니라 축하무대까지 직접 꾸미며 자리를 빛냈다. MC를 맡은 이성경은 발랄한 춤과 노래로 ‘2015 MBC 연기대상’의 시작을 알렸고, 1부 중간 ‘그녀는 예뻤다’의 특급 조연 안세하가 가수 홍진영과 멋진 무대를 만들었다. 또 2부 시작에는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는 송창의가 뮤지컬 ‘레베카’ 팀과 아름다운 무대를 꾸며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대상 후보와 올해의 드라마 상 후보 소개도 참신했다. 올해의 드라마 상 후보가 된 작품들의 주요 장면을 재미있게 편집해 보여줬고, 개그맨 박나래가 대상 후보로 직접 변신해 패러디한 영상으로 유쾌하게 후보를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