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정국을 조망한다] ③ 누가 뛰나- 인천·경기·영남·강원·제주

2016-01-01 00:30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2016년 정국을 강타할 최대 이벤트는 누가 뭐래도 오는 4월13일 치러지는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이다. 4개월도 채 남지 않았지만 선거구획정과 각 당 모두 공천룰 조차 정하지 못한 채 ‘캄캄이 선거’를 예고하고 있다. 그렇다고 출마후보자와 유권자 모두 그냥 넋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본지 <아주경제>는 선거구획정 등 여러 변수에도 불구, 지역별 격전지의 주요 출마예상자들을 중심으로 이번 총선 관전포인트를 살펴봤다.<편집자 주>
 

19대 총선 당시 246개 의석 중 4분의 1이 넘는 64석(경기52+인천12)이었던 인천·경기 지역은 여야 모두에게 4·13 총선 승리를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하는 곳이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ajunews.com]


① 인천·경기
19대 총선 당시 246개 의석 중 4분의 1이 넘는 64석(경기52+인천12)이었던 인천·경기 지역은 여야 모두에게 4·13 총선 승리를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하는 곳이다. 더구나 선거구 재획정으로 인해 이번 총선에서는 8~9석이 더 늘어날 경우 역대 최대 의석수를 놓고 혈투가 불가피하다.
인천은 2012년 대선 직전 치른 19대 총선에서 여야 각각 6석씩 나눠가지며 팽팽한 긴장감을 보였던 곳이다. 앞서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직전 해 치러진 대선 당시 ‘이명박 신드롬’에 힘입어 당시 한나라당이 9석을 차지하며 압승했던 곳이다.
언뜻 보면 대선의 향배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지역처럼 보이지만, 그만큼 민심의 촉각이 예민하게 곤두선 곳으로 인천을 장악하면 총선 표심을 장악했다고 여길 정도로 여야 모두에게 양보할 수 없는 격전지다.
인천 최대 격전지는 ‘연수구’가 꼽힌다. 5선 경력을 보유한 황우여 의원의 지역 장악력이 만만찮지만, ‘물갈이론’에 힘입은 정치신인들의 출사표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게다가 단일 선거구 인구 상한선인 31만명을 초과해 내년 총선에서 연수구갑, 연수구을 2개 지역구로 나눠질 가능성이 큰 것도 변수다.
일단 연수구갑에서는 황우여 의원이 6선을 노리는 가운데 인천지검 부장검사 출신인 이중재 변호사, 신호수 인천대 교수, 정승연 인하대 교수가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치고 새누리당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공인회계사인 박찬대 지역위원장이 야당 후보로 나선 상태다.
연수구을도 여권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민현주 의원(비례대표)도 지역 내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 이만재 전 의원도 예비후보로 나서 본선경쟁에 나섰다.
인천남동구갑에선 박남춘 더민주 의원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에선 4선의 이윤성 전 국회 부의장, 구본철 전 의원, 김승태 전 경기과기대 겸임교수, 윤형모 전 인천지검 부장검사, 이종열 새누리당 인천시당 부위원장, 최진범 전 대통령직속청년위 주무관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계양구갑에서 3선을 한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불출마 선언을 한 신학용 의원을 대신해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서구강화갑에선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과 김교흥 더민주 지역위원장이 4번째 맞대결을 준비중이다.
부평갑에선 최근 안철수 신당을 주도하는 문병호 의원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이성만 전 인천시의회 의장 등 야권 경합이 치열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정유섭 전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 한원일 부평으뜸포럼 운영위원장이 표밭을 다지고 있다.
 

2015년 4.29 재보선 투표일인 29일 서울 관악구 난향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경기도 ‘정치 1번지’인 수원갑의 경우 새누리당 내 경선을 비롯해 7년 만의 여야 리턴 매치로 총선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찬열 더민주 의원이 떡하니 버티고 있는 가운데 박종희 새누리당 전 의원이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재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 의원 또한 지난해부터 지역 표심을 일구고 있어 누가 최종 공천 티켓을 따낼지 관심사다.
지난 4·29 재보궐선거로 3선을 꿰찬 신상진 새누리당 의원이 버티고 있는 성남중원구는 그의 4선을 막으려는 야당 후보들 간 경쟁이 치열하다. 은수미 더민주 의원(비례대표)를 비롯해 안성욱 전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조성준 전 의원 등이 본선 경쟁에 나섰다. 이들과 함께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한 김미희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고양시의 경우 ‘리턴 매치’가 줄 이을 전망이다. 정의당 대표인 심상정 의원이 3선을 노리고 있는 고양덕양갑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단 170표차로 석패했던 손범규 전 의원이 3번째 재대결 위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이들과 함께 박준 더민주 고양덕양갑지역위원장과 신지혜 노동당 고양파주당원협의회위원장도 예비후보로 나섰다.
고양일산서구는 각각 3선과 5선을 노리는 여걸들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김현미 더민주 의원이 야당의 텃밭을 자임하는 가운데 와신상담한 김영선 새누리당 전 의원의 설욕전이 주목된다.

② 영남(대구경북, 부산경남, 울산)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은 박근혜 대통령의 후광을 등에 업으려는 ‘친박(친박근혜계)’ 후보자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비박(비박근혜계)’ 후보자간 공천 경쟁이 본선보다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 당사자로 지목 당했던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버티고 있는 대구동구을의 경우, 친박을 자처하는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공천 맞대결을 준비 중이다.
대구의 정치 1번지인 수성갑은 단연 ‘빅매치’를 예고하고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이후, 경북고와 서울대 선후배 지간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김부겸 더민주 전 의원의 2파전 양상이 뚜렷하다.
경북 포항북구는 국회 부의장을 지낸 4선의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이 버티고 있지만 박승호 전 포항시장의 지지도가 만만찮다. 이외에 같은 당 이창균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허명환 전 청와대 사회정책행정관이 예비후보로 나섰고 오중기 더민주 경북도당위원장, 박창호 정의당 경북도당위원장도 출사표를 던졌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은 박근혜 대통령의 후광을 등에 업으려는 ‘친박(친박근혜계)’ 후보자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비박(비박근혜계)’ 후보자간 공천 경쟁이 본선보다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ajunews.com]


부산경남(PK) 또한 새누리당의 지지층이 두터운 곳이지만, 야당이 2곳을 장악하고 있는 서부산권의 판세는 장담할 수 없다. 더민주의 수장인 문재인 대표를 배출한 사상구와 부산 유일 야당 3선 의원의 타이틀을 부여한 사하을을 과연 새누리당이 탈환할 지 주목된다.
부산의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영도구, 중·동구, 서구 등 원도심권은 각각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영도구), 정의화 국회의장(중·동구),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서구) 등 여권의 실세 의원들이 버티고 있어, 이들의 정치적 행보에 따라 판세 변화가 클 전망이다.
부산진구갑·을, 연제구, 동래구, 금정구 등은 전·현직 의원 간 대결이 예상된다. 부산진구갑은 나성린 의원이 표밭을 꾸준히 일궈온 가운데 정근 온종합병원 이사장, 신병철 한국청년정치협동조합 공동대표가 새누리당 경선을 준비 중이며 더민주 소속 김영춘 전 의원의 반격도 주목된다. 무소속 정해정, 오승철 후보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울산은 6개 선거구 모두 새누리당이 석권하고 있다. 2012년 19대 총선과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내리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덕분에 20대 총선에서 여권 후보는 난립하는 반면 야권은 북구와 동구를 제외한 4개 지역구에서 후보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최대 격전지는 ‘울산 정치 1번지’인 중구로, 4선인 정갑윤 국회부의장이 수성 중인 가운데 보수 색채가 유독 짙어 여당 후보들 간 공천 경쟁이 벌써부터 뜨겁다. 새누리당에선 이동우 전 울산중소기업종합진흥센터 본부장을 비롯해 조용수 전 중구청장, 강용식 중앙당 상근전략기획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야권에서는 이철수 더민주 울산시당 고문이 예비후보로 등록했을 뿐이다.
18개 시·군에서 총 16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경남은 재선의 도지사를 지낸 김태호 최고위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여권 내 ‘물갈이론’의 진앙지로 여겨진다. 이와 더불어 현역의원 상당수와 각을 세우고 있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측근들이 얼마나 선전할 지도 관전포인트다.
‘경남 정치 1번지’인 창원 의창구는 초선의 박성호 새누리당 의원이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같은 당에서 이래호 전 경남개발공사 관광사업본부장, 박완수 전 창원시장, 김모하 경제학 박사가, 박성만씨도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이주영 의원이 수성 중인 창원마산합포구는 안상수 창원시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허영 축산물품질평가원장, 정병윤 마산수협 대의원 회장, 정규헌 경남스쿼시연맹 회장 등이 공천 경쟁에 나설 태세다.
 

[사진=아주경제 그래픽팀]


③강원·제주
강원도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9곳 모두 여당이 싹쓸이 한 곳으로 새누리당은 또 한번 승리를 기대하는 반면 야당은 설욕전에 나설 태세다. 반면 제주도는 강원도와 정반대로, 지역구 3곳 모두 야권이 12년째 싹쓸이해 여권의 반전이 주목된다.
강원도 최대 격전지는 현역인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과 조일현 더민주 지역위원장이 다섯 번째 혈투를 앞둔 홍천ㆍ횡성이다. 두 사람은 2000년 16대 총선부터 네 차례 연속 맞대결을 펼친 가운데 현재까지 전적은 2승1무1패로 황 의원이 우위를 점한 상태다.
강원도 ‘정치 1번지’인 춘천은 선거구 재조정 대상 지역과 통합될 가능성이 커, 정치신인들은 신생 선거구에 도전할 공산이 크다. 현역 김진태 의원이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이광준 전 춘천시장, 이달섭 전 제71보병 사단장, 이수원 전 특허청장 등이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섰다. 더민주에선 허영 중앙당 부대변인, 황환식 전 최문순 강원도지사 정무특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제주도는 야권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이번에 한곳에서라도 승전보를 울릴지가 관전 포인트다. 제주갑 강창일, 제주을 김우남, 서귀포 김재윤 의원 등 3개 선거구 모두 더민주 소속 의원을 배출했다. 다만 김재윤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한 터라, 도덕성 논란이 적은 야권 후보를 내놓아야 4번 연속 야당 국회의원 싹쓸이가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