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신당, 앞다퉈 "호남 정치, 우리가 복원"

2015-12-29 22:53
안철수·천정배·박주선 경쟁 치열
현역의원 합류 많은 安 우위 선점
野, 선대위원장 등 인재 영입 총력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야권 신당 세력의 호남 여론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양상이다. 천정배·박주선·안철수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구 새정치민주연합) 탈당한 신당 세력은 호남에서 각자도생으로 움직이며 인물 영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 신당 세력이 협력보다는 경쟁에 무게를 두고 세 불리기에 나선 것은 향후 통합 또는 연대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승부처는 호남에서 얼마나 경쟁력 있는 인물을 끌어들이느냐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회의(가칭)' 창당을 추진하는 천정배 무소속 의원은 29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03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만든 새천년민주당을 나와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일을 공식 사과했다.

그러면서 천 의원은 "호남의 정치가 이 지경이 된 데에는 누구보다도 저에게 커다란 책임이 있다"며 "이제 호남 정치의 부활과 복원으로 제 빚을 갚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저는 어떤 희생과 헌신도 마다치 않겠다"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또 더민주당 탈당파와 손잡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을 겨냥해 "호남이 가진 민주주의 역사성을 보다 철저히 구현하기 위해 개혁적 가치와 비전을 선명히 해야 한다"며 "기득권에 찌든 정치인들과 손잡고 '도로 새정치연합'으로 회귀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통합신당(가칭)' 창당을 추진 중인 박주선 무소속 의원도 이날 "호남 민심을 정직하고 당당하게 대변하는 통합 신당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안철수·천정배 의원을 향해 "호남 민심을 정직하게 받드는 하나로 통합된 단일신당 건설에 참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 측 관계자는 "호남에서 안 의원의 지지도가 높은 것은 실제 지지라기보다 기대감의 반영이라고 본다"며 "호남 민심은 정권교체도 원하지만 호남 정치가 자신들의 이익을 권익을 대변하길 바라는 측면이 강하다. 우선순위는 붕괴된 호남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고 이후 정권교체를 위해 중도확장성을 가진 정치세력과의 연합을 이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단 초기 주도권 경쟁에선 안 의원이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의원이 대권 주자로서의 위상을 갖춘 데다 김동철·임내현·유성엽 의원 등 더민주당을 탈당한 호남 지역 현역 의원들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면서 유리한 위치에 섰다는 것이다. 여기에 김한길 더민주당 의원과 김한길계 의원들이 대거 탈당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경우 폭발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아주경제 미술팀 김효곤 기자 hyogoncap@]


◆ 文, 선대위원장 등 호남 인재 영입 총력

이런 가운데 문재인 더민주당 대표는 호남의 인재와 호남을 상징하는 선거대책위원장 영입 등을 통해 호남 민심을 붙잡겠다고 나섰다.

김성수 더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 간담회를 열어 "내일부터 혁신 선거대책위원회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데,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공동 선대위원장 체제로 가야 한다는 당내 공감대가 있다"면서 "문재인 대표는 적어도 혁신 선거대책위원장 가운데 한 분은 호남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분을 모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만간 이름들이 떠오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개혁적인 대안 세력을 곧 선보일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인재 영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남 민심을 두고 천정배 신당과 안철수 신당, 더민주당이 경쟁하는 '호남 쟁탈전'은 이들이 어떤 인물을 영입하느냐에서 판가름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통화에서 "호남 민심은 더민주당을 이미 떠났기 때문에 주도권 싸움에선 더민주당이 제일 약하고 천 의원과 안 의원의 경쟁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현재로선 대권 주자로 꼽히는 안 의원이 좀 더 우위를 점했다고 볼 수 있지만 손학규 전 상임고문 등 대권 주자가 천 의원과 결합하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계완 평론가는 "호남에선 여당 후보가 당선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신당 세력 간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는 것"이라며 "어떤 인물을 확보하느냐가 전국정당화의 관건이 될 것이므로 더민주당과 신당파가 인물 영입 경쟁에 사활을 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