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0곳 중 7곳 "내년 노사관계 불안 가중"
2015-12-29 11:50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대기업 10곳 중 7곳은 내년에 노사관계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2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요 회원사 304개사를 대상으로 '2016년도 노사관계 전망조사'를 실시한결과, 응답 기업의 67.1%가 내년 노사관계가 불안해 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노사관계 불안을 예상한 기업들이 꼽은 최대 불안 요인은 '노동시장 개혁 관련 법 제도 개편을 둘러싼 논란'(46.2%)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기업들이 노동개혁 법안 통과가 지연될 경우 노동계 투쟁 증가, 임·단협을 통한 노동개혁 무력화 시도 등으로 노사관계 불안이 심화될 것을 우려한데 따른 것이다.
기업들은 2016년 임·단협은 늦게 개시되고, 교섭 기간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 임‧단협 요구 시기는 '7월 이후'(33.3%)에 집중될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교섭 기간은 3~4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응답이 64.7%에 달했다. 이는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와 노동개혁 및 후속조치 관련 논란 등으로 임·단협의 조기 개시가 불투명하며 임금체계 개편, 사내하도급,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 등 다양한 교섭이슈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기업들은 '금속 분야(17.5%)'의 노사관계도 불안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노동시장 개혁을 저지하기 위한 총파업과 계열사‧업종별 공동투쟁 등 현장투쟁 추진을 계획하고 있는데다, 지난해 대기업 노조 집행부 선거에서 강성인 인사가 당선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임·단협 주요이슈와 관련해 기업들은 '임금인상'(36.2%)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복리후생제도 확충'(17.0%), '임금체계 개편'(14.5%),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10.1%) 순으로 조사됐다.
경총 관계자는 "기업들의 매출 감소 및 재무구조 악화 등으로 인한 지불 여력약화에도 불구하고 노동계가 여전히 고율의 임금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 내년 노사관계가 불안해 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노사관계 안정을 위해 필요한 제도로 '노동조합의 부당노동행위 신설'(23.0%)을 가장 높게 꼽았다. 이 밖에도 '집회‧시위에 대한 규제 강화'(19.9%), '쟁의행위 기간 대체근로 허용'(16.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사업장 점거 전면 금지'(14.4%),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14.1%)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경총은 "기업들이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의 연례파업, 불법‧정치파업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한 법적 대응 수단이 미흡한 만큼 노동 관련 법‧제도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