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전방위 어려움에 ‘실리’ 찾는 강성노조들

2015-12-27 15:36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대내‧외 악재로 산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내 주요 노조들도 어려움에 공감하고 실리를 찾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24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데 이어, 같은 울산지역 최대 노조인 현대중공업 노조도 사측과 임단협에 잠정 합의했다.

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의 임단협이 이처럼 빠른 결론이 내려진 것은 이들 노조가 실리주의 노선을 밟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은 올해 진행된 노조 집행부 선거에서 잇따라 강성 노조를 선택했다. 현대차의 경우 강성 성향의 전 위원장 박유기 후보가 노조위원장을 맡았다. 현대중공업도 12월부터 강성 성향의 ‘전진하는 노동자회’ 소속인 백형록 위원장을 포함한 21대 집행부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간 자동차 및 조선산업 분야 등 국내 대규모 사업장 노사의 경우, 커다란 마찰없이 임단협을 마무리하며 고통을 함께 나누자는 뜻을 공유해 왔다.

조선업계의 경우,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3조원이 넘는 손실 및 추가자금 지원 등 어려움이 잇따르자 지난 9월 기본급 동결 및 성과달성 격려금 200% 지급을 골자로 한 사측의 제의를 받아들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같은 달 기본급 0.5% 인상을 주 내용으로 하는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자동차업계에서도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한국GM은 여름휴가 이전에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했다. 특히 르노삼성은 지난 7월 조합원 93%의 찬성을 받으며 임금협상을 타결한 바 있다.

한국GM도 2년 연속 무분규로 노사가 임금협상에 합의했다. 쌍용차도 6년 연속 무분규로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한 상태다.

아울러 노사간 첨예한 대립각을 보여온 한화테크윈 노사도 지난 15일 올해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 지었다.

이처럼 국내 최대 규모의 강성노조가 파업보다 실리를 앞세우면서 임단협이 마무리되지 않은 기아차도 비슷한 수준의 합의를 이끌어 낼 전망이다. 내년 임단협에서도 각 기업 노사는 산업계의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립보다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합의안을 이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산업계 전반적으로 위기감이 높은 상황에서 파업에 나설 경우, 여론 악화라는 역풍이 노조 입장에선 짐이 됐을 것”이라면서 “또 무조건 싸우기보다 합의점을 찾고 업황이 개선될 경우 향후 임단협 교섭에 있어 우위를 점할 수 있어 실리적인 결론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