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음료도 죄다?' 죄악세 부과하는 신흥국 늘어
2015-12-23 17:33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신흥국을 중심으로 청량음료에 세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죄악세(sin tax)’를 걷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CNBC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청량음료 소비 시장 중 하나인 인도에서는 가당 탄산음료에 죄악세를 음료 가격 대비 40%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담배나 주류에 붙이는 또 다른 죄악세 금액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죄악세는 술, 담배, 도박 등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서비스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유로모니터의 통계에 따르면, 인도는 세계에서 6번째로 큰 청량음료 시장으로 올 한해에만 240억 리터를 소비한 것으로 추산된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인도 내에서 소비된 청량음료량은 45% 증가해 관련 시장이 두 배 이상 성장했다.
각국 정부는 비만·과체중·충치 등 청량음료에 함유된 설탕 과량 섭취에 따른 건강 문제 개선을 위해 세금을 부과한다는 입장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전 세계 비만 인구는 6억 명으로 1980년대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청량음료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죄악세를 부과하는 방식이 설탕 섭취를 줄이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음료협회는 최근 블로그를 통해 "비만은 복잡한 현상이며 설탕 섭취 등의 한 가지 요인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매년 청량음료 관련 세금을 평균 4%씩 증액해왔던 필리핀에서도 관련 법안을 폐지하는 수순에 있다. 베트남은 당초 청량음료에 세금 10%를 부과하려고 했으나 시장 압박에 굴복에 과세정책을 잠정 보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