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지배구조 견제장치는 개선세?…책임경영은 오히려 '후퇴'
2015-12-23 15:13
내부위 등 이사회 내에 각종 위원회 증가세…124개사 설치
대기업 총수일가 책임경영에는 '뒷짐'…총수일가 이사등재 감소세
사외이사 거수기 역할 여전…사외이사 이사회 참석률도 줄어
대기업 총수일가 책임경영에는 '뒷짐'…총수일가 이사등재 감소세
사외이사 거수기 역할 여전…사외이사 이사회 참석률도 줄어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이사회내에 감사위원회·내부거래위원회 등 대기업 지배구조를 견제할 제도장치가 늘고 있지만 책임경영은 오히려 후퇴된 모습이다. 또 총수일가의 눈치를 보는 사외이사들의 거수기 역할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5년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에 따르면 부당 일감몰아주기 근절·사외이사 선임의 독립성 강화 등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견제장치(이사회 내에 위원회)는 전체 48개 대기업 계열사 239개 상장사 중 124개사에 설치됐다.
우선 기업 자율인 보상위원회는 48개 대기업집단 소속 239개 상장사 중 54개사(22.6%)로 전년 대비 14개사가 증가했다. 내부거래위원회는 59개사(24.7%)가 설치하는 등 전년보다 4개사가 늘었다.
전자투표제 방식의 의결권을 행사한 회사는 21개사로 집계됐다. 전체 의결권 행사 주식 대비 전자투표제를 통한 의결권 행사비율은 0.1%였다.
그러나 이 같은 견제장치에도 책임경영에는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이다. 총수 있는 40개 민간 대기업집단의 소속회사 중 총수일가가 1명 이상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294개(21.7%)였다. 이는 312개이던 전년보다 1.1%포인트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총수를 포함한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의 비율은 최근 수년간 감소세다. 지난 2012년 27.2%에서 2013년 26.2%, 2014년 22.8%, 올해는 21.8%를 기록하고 있다.
형제의 난인 롯데의 경우는 신격호 회장이 이사 등재된 대홍기획과 롯데상사에서 임기만료로 빠졌다. 총수일가 이사등재 회사 비율이 높은 곳은 부영(86.7%), 세아(71.4%), 현대(68.4%) 등의 순이었다. 반면 미래에셋(0%), 삼성(1.5%), SK(2.4%) 등이 낮았다.
즉 경영은 하되, 책임측면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거듭되는 사외이사들의 거수기 역할이다.
총수일가의 이사 등재, 총수 있는 집단(40개) 소속 상장·비상장사 분석.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지난해 5월 1일부터 올해 4월 30일 기간 동안 대기업집단 상장사 이사회 안건 5448개 중 사외이사 반대 등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전년보다 0.26% 감소한 13건(0.24%)이었다.
총 13건 중 부결된 안건은 2건(0.04%), 부결되지 않았지만 안건에 영향력을 행사한 경우는 11건(0.20%)이었다.
사외이사 이사회 참석률도 지난해보다 0.5%포인트 감소했다. 8개 대기업집단 소속 239개 상장사 중 사외이사 후보 추천 위원회도 전년보다 3개사가 감소한 124개사를 기록했다.
추천위원회 위원 중 사외이사의 비중은 71.1%로 전년(71.8%)보다 0.7%포인트 줄었다.
김정기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총수일가의 책임경영 측면에서는 미흡한 양상을 보이고 사외이사 등의 권한 행사도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