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개헌 작업에 역사 검증 활용"...역사 수정주의 논란
2015-12-23 14:00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일본 집권 자민당 내에서 이뤄지는 역사 검증 과정이 개헌 기초 작업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역사 수정주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나다 도모미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23일자 산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역사검증본부에서) 메이지 헌법부터 현재 헌법까지 헌법 제정 과정을 역사 검증의 주제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강경 우익 성향의 이나다 의원은 자민당 역사검증본부의 대리인이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측근 중 하나다.
이 같은 발언은 연합국 점령기에 제정된 현행 헌법 대신 자주적 헌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데 역사 검증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패전 이후 제정된 현행 헌법에서는 일본의 전쟁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얼마 전 일본 정부가 자위권 행사 권리를 담은 안보법을 통과 시킨 직후 위헌 논란이 일었던 이유다.
그는 또 "검증 내용을 보고서 형식으로 정리하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모두 기록으로 남겨 논의 내용을 알 수 있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는 논의 결과를 정식으로 발표하지는 않지만, 일반인이 알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돼 역사 수정 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자민당은 창당 60주년을 맞아 일본 근현대사를 집중 연구할 수 있는 역사검증본부를 설치했다. 총재 직속 기관인 역사검증본부에서는 청일 전쟁·태평양 전쟁 경과와 관련해 헌법의 제정 과정, 연합국최고사령부(GHQ)의 점령 정책 등에 대한 검증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