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초이노믹스'가 유일호에게 남긴 과제는
2015-12-22 21:23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박근혜 정부의 3기 경제팀을 이끌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앞에는 만만치 않은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초이노믹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던 최경환 2기 경제팀이 요란하리만치 수많은 경제정책을 추진했던 것에 비해 경제지표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만큼 유 내정자의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내년은 현 정권이 경제혁신 3개년을 완성하는 마지막 해로 성과가 절실하고,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기침체 등 경제 상황으로 대내외적 위험은 커졌다.
3기 경제팀의 최우선 과제로는 경기부양과 구조개혁이 꼽힌다. 우선 침체해 있는 경기를 살려야 하고,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
◇17개월간의 '초이노믹스'…성적표는 '씁쓸'
지난해 7월 부임한 최 부총리는 '미스터 대책'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수많은 경제정책을 생산하고 추진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으로 유동성 공급을 늘려 부동산 시장을 키웠고 세월호 참사의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 '46조원+알파(α)' 규모인 확장적 재정정책 패키지를 마련해 추진했다.
강력한 정책드라이브로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4대 분야 구조개혁도 이어 갔다. 특히 올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내수가 흔들리자 11조5639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도 추진했다.
그러나 그의 성적표가 될 수 있는 올해 주요 경제지표는 초라하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다시 2%대로 떨어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성장률이 3%를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3년 2.8%를 기록한 이후 2년 만이다. 지난해에는 3.3%를 기록했다.
수출은 최악의 부진을 기록, 3년 만에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은 지난 2012년(-1.3%) 이후 3년 만이다. 최근 4년 연속 이어온 교역액 1조 달러 역시 사실상 물 건너갔다.
1인당 국민소득은 2만7000달러에 머물 것으로 예상돼 6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취업자 수도 지난해보다 30만명 중반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증가폭인 53만3000명에 비교하면 20만 명가량 줄어들게 된다. 특히 12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역시 초이노믹스의 과(過)로 꼽힌다.
◇ '유일호 3기 경제팀'…'경기부양·구조개혁 최우선 순위
3기 경제팀의 가장 큰 과제는 경기를 되살리는 일이다. 사실상 올해 성장률은 2%대로 떨어지고 내년 역시 3%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유 내정자가 받아들 첫 성적표가 될 내년 1분기 성장률은 좋지 않을 수 있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 소비 진작 대책의 효과가 사라지면서 소비가 내년 1분기에 부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 버팀목이던 수출을 살릴 방법도 마련해야 한다. 수출없이 소비만으로 성장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의 내수 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노후대비, 교육비, 소득 부진 등 소비 증가를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이 있다.
내수와 수출의 쌍끌이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4대 부문의 구조개혁도 중요한 과제다. 경기 활성화가 단기 정책이라면 구조개혁은 장기적 성장에 필요한 인프라이지만 아직 4대 부문 구조개혁은 현재 진행형이다.
노동 개혁은 지난 9월 노사정 대타협에도 입법화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고, 교육개혁은 체감이 어려운 상황이다. 교육개혁으로 산업현장과 교육현장의 수급불균형을 맞춘다고 밝혔지만 기업의 구인난과 청년들의 구직난은 계속되고 있다. 공공부문과 금융부문의 개혁 역시 확실한 성과를 도출해 마무리해야 한다.
이 밖에도 한국 경제의 뇌관인 1200조 가계부채도 안정화 시켜야 하고 기업 구조조정도 서둘러야 한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40%가 넘어갈 국가 부채 등 재정 건전성도 살펴야 한다.
아울러 기존 제조업이 한계를 보이고 서비스업의 성숙도는 미약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정책과 동력도 찾아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잠재성장률이 2020년대 2% 중반, 2030년대 1% 후반, 2040년대 1% 중반, 2050년대에는 1%대 초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어떻게 성장 잠재력을 키워나갈지, 성장동력을 어느 분야에서 찾을지 구체적인 해법 마련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