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노리카, 직원 자르고 급여 깍더니 본사에는 수백억 배당

2015-12-21 11:54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발렌타인, 시바스리갈, 임페리얼 등을 판매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직원을 내보내고 월급을 깎는 등 힘든 상황 속에서도 프랑스 본사에 보내는 배당만큼은 매년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위스키 시장 침체로 매출이 매년 줄고 있지만 배당금과 유상감자 명목으로 프랑스에 보낸 금액이 지난 3년간 1200억원을 넘어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페르노리카 국내 법인 2곳(페르노리카코리아·페르노리카임페리얼)은 2014 회계연도(2014년 7월∼2015년 6월)에 301억원(페르노리카코리아 49억원·페르노리카임페리얼 252억원)을 배당했다. 매출액은 2593억원으로 전년보다 11.2% 줄었지만 배당금은 36.8%나 늘렸다. 

페르노리카 국내 매출액은 2010년 3513억원에서 2014 회계연도에 2593억원까지 감소했다. 계속되는 경영 악화로 페르노리카는 지난해 직원 10%를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직원에게 지급하는 급여총액과 복리후생비도 매년 줄고 있다.

실제로 페르노리카임페리얼의 경우 2012 회계연도 154억원이던 급여액이 2014년 145억원으로, 2013 회계연도 62억원이던 복리후생비는 2014 회계연도 54억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복리후생비도 2012 회계연도 31억원에서 2014 회계연도 25억원으로 줄었다.

문제는 직원을 구조조정하고 급여총액과 복리후생비를 줄이면서도 본사에 대한 고배당 정책은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3년간 페르노리카 본사가 한국에서 가져간 금액은 배당금 651억원, 유상감자 583억원 등 총 123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3 회계연도에는 국세청으로부터 수백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아 1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이 났는데도 220억원을 배당했다.

또 하이트진로로부터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 지분 30%를 매입해 본사가 이사회를 장악한 2012 회계연도에는 유상감자를 통해 583억원을 챙겼다. 실제 지분 가치보다 더 많은 금액을 빼내가 한국 법인은 354억원의 감자차손이 났다.

이와 관련,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는 "주주에 금액을 배당하는 과정이 적법하고 합리적으로 처리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