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중금리 대출시장 선점 경쟁 치열

2015-12-20 11:32


아주경제 박선미·문지훈 기자 = 국내 은행들과 저축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상품 출시 경쟁에 나섰다. 

내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앞두고 본격적인 경쟁에 앞서 관련 노하우를 축적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특히 저축은행은 대부업 최고금리를 인하하는 법안 통과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대출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시중은행 중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한 곳은 우리은행의 '위비뱅크'외에 신한·하나·NH농협은행 등이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모바일뱅크 플랫폼 '써니뱅크(Sunny Bank)'를 오픈하며 중금리 대출 상품인 '써니 모바일 간편대출'을 출시했다. 신용등급 5~7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이 상품은 각종 서류 없이 신청 5분 내에 대출 승인이 가능토록 했다.

지난 4일 NH농협은행 역시 계열사인 NH농협캐피탈과 협력해 중금리 대출 'NH EQ론'을 내놨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대구은행과 광주은행이 각각 '아이M뱅크'와 '스마트퀵론'을 출시하며 중금리 대출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저축은행도 속속 중금리 대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부업체를 비롯해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등의 대출 최고금리를 연 34.9%에서 27.9%로 낮추는 대부업법 개정안 통과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5월 최저 연 5.9~24.9% 금리를 적용하는 대출인 'SBI U스마일'을 출시했다.

금융지주 계열인 KB저축은행도 'KB착한대출'을 통해 중금리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의 경우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12~19.9%로 5000만원까지 대출 가능한 '원더풀 WOW론'을 지난 15일 내놨다.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P2P(개인간) 업체들도 급성장하고 있다. P2P 업체들은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자금이 필요한 개인이나 사업자에게 다수의 개인 투자자가 돈을 빌려주고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대출형 크라우드펀딩회사다. 한국P2P금융플랫폼협회에 따르면 8퍼센트와 렌딧 등 상위 2개사의 누적 대출실적은 100억원을 돌파했다.

이같이 은행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내년 상반기에 출범할 것으로 전망되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중금리 시장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에서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10% 안팎의 중금리 대출을 내세웠다. 

중금리 대출은 시장성도 밝은 편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중금리 대출 시장(5~6등급)은 지난 9월 말 기준 52조5000억원으로 전체 대출 시장의 29.4%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30조8000억원(58.7%) 규모가 비은행권 대출에 해당한다.

A저축은행 대표는 "미리 관련 상품을 출시해 중신용등급 고객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고 추가적으로 보완해야 향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후 시작될 본격적인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수익구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향후 추가적으로 상품 보완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