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세대교체·수뇌부 중임… ‘안정 속 혁신’ 추구

2015-12-16 15:37

최태원 SK 회장.[사진=SK그룹 제공]

아주경제 이재영·배상희 기자 = 최태원 SK 회장은 경영복귀 후 첫 정기인사에서 젊은 인재의 파격적 등용과 함께 기존 수뇌부에 대한 중임으로 세대 융합을 시도했다. 내년 경영구상으로, 안정속 성장을 택하는 동시에 새로운 혁신도 추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SK그룹은 16일 ‘창조적 혁신’을 통한 기업가치 창출이라는 내년도 경영방침을 강력하게 실천하기위해 이에 부합하는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특징은 1970년대 생(生)을 관계사 사장으로 내정하는 등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 있도록 승진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지난해 48%이던 40대 승진자가 올해는 59%로 높아졌고, 1971년생인 송진화 사장을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에 보임하는 등 70년대생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호실적을 낸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대거 승진자도 나왔다. SK이노베이션은 5명이 승진하고 8명이 신규선임됐다. 자회사까지 포함하면 승진자 11명에 신규선임이 22명이다. SK하이닉스는 승진자 6명에 신규선임이 34명이나 돼 패기있고 유능한 인재를 발탁이 이뤄졌다.

SK그룹 이만우 PR팀장은 “아직 끝나지 않은 위기상황과 불확실한 미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젊고 유능한 인재를 전진배치하는 세대교체형 인사를 단행했다”면서 “이를 통해 창조적 혁신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경제활성화를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동시에 경험과 전문성을 중시한 인사도 부각된다.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유임되면서 최 회장의 두터운 신뢰가 재확인됐다. 그룹내 최고참인 김 의장은 꼼꼼하고 철두철미한 경영스타일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끄는 3년동안 그룹 경영진과 관계사 CEO들을 원만히 중재, 경영 누수를 대폭 줄였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해 말 SK이노베이션에 ‘소방수’로 투입된 정철길 SK이노베이션 CEO가 1년간 실적회복에 성공해 이번에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대한석유공사 석유개발사업 담당과 SK C&C 대표이사를 역임한 정철길 부회장은 SK C&C에 이어 이번에도 실적향상을 통해 전문성과 위기관리 능력을 입증했다.

소폭의 사장단 인사를 문턱을 넘은 두 신임 사장도 경험이 풍부하다. 이완재 SKC 신임 사장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에서의 다양한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SKC의 체질개선을 이끌 것으로 보이며, 김형건 SK종합화학 신임 사장은 풍부한 글로벌 경험을 바탕으로 SK종합화학의 글로벌 확장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이 “우리가 고민한 지배구조 가운데 현재로서 가장 좋은 답인 것이 분명하다”고 평가한 ‘따로 또 같이’ 3.0 그룹 경영체제도 위원회 구성원 교체 없이 소폭 조직개편만 실시됐다.

한편 이번 인사 이후 내년 주주총회에서는 최 회장의 주요 계열사에 대한 등기이사 복귀 안건이 다뤄질지 주목된다.

최 회장은 지난 8월 13일 광복절 특별사면과 함께 특별복권도 이뤄져 등기이사 복귀가 가능해졌다. 등기이사로 복귀하면 연봉을 공개해야 하는 부담도 있지만, 책임경영 차원에서 최 회장이 등기이사에 복귀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