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광군절, 美 블랙프라이데이 등 외국발 온라인 쇼핑행사서 나타난 '무역 역조' 심화 우려

2015-12-11 00:01
싼 화장품 많이 팔고, 비싼 가전제품 많이 사들여
中 광군절 때 국내 업체들은 판매 1위 제품은 화장품(59.2%)
美 블랙프라이데이 때는 전자제품 수입 전년比 2배 ↑

[중국 광군절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인기상품 비교.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


 
아주경제 정영일·이규하 기자 = 중국 광군제와 미국의 블랙프라이이데이, 사이버먼데이 행사 등 외국발 대형 온라인 쇼핑에서 무역 역조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0일 관세청이 발표한 '광군제 기간 대중국 전자상거래 수출 동향’에 따르면 11월 11~20일까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절 행사 당시 국내 기업들이 전자상거래를 통해 중국에 판매한 상품은 총 32만8000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론 총 737만 달러(약 90억원)였다.

이 기간 중국 최대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티몰'에 입점한 에이컴메이트·G마켓·옥션·11번가·인터파크 등 24개 국내 오픈마켓 업체들이 가장 많이 수출한 상품군은 기초화장품, 색조화장품, 입술화장품 등의 화장품류였다.

화장품류 수출은 총수출 비중의 59.2%에 달했다. 세부 품목별 수출 1위는 젤 타입 크림·얼굴용 팩 등의 기초화장품이 총 369만7000달러 어치를 수출해 전체 수출이 절반 이상(50.2%)을 차지했다. 2위는 왁스·헤어 에센스 등 두발용 제품으로 91만 달러를 수출했다. 3~5위는 보디워시·폼클렌징 등 보디용품(62만 달러)·비비(BB)크림, 쿠션팩트 등의 색조화장품(36만 달러), 립밤·립스틱 등 입술화장품(30만 달러)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수출단가가 251달러로 가장 높았던 녹즙기·밥솥·커피메이커 등의 주방가전은 금액기준으로 15위에 올랐는데 239건의 거래에 6만 달러 수출에 그쳤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우려를 표시했다. 국내 화장품류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프랑스·일본·미국에 이어 중국 수출 4위 국가에서 올해 9월까지 일본과 미국을 제치고 2위 수출국으로 올라섰지만 수출입 단가에서 가전제품 등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몰테일 관계자는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가장 두드러진 점은 전자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라며 "품목별 비중을 살펴보면 올해 전자제품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약 2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상품군별 비중은 △의류·언더웨어(속옷) 48% △전자제품 24% △신발·가방·잡화 18% △완구류 4% △기타 6%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의류 50% △신발·가방·잡화 18% △전자제품 13% △생활·주방용품 12% △기타 7% 등과 비교해 전자제품 비중이 두 배 가까이 불고 순위도 3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결국 국내 기업은 예년에 비해 올해 역직구 시장에서 규모는 키웠지만 저가품을 많이 판매했고, 국내 소비자들은 고가품을 많이 사들이면서 무역 역조현상을 일으킨 것이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무역에서 저가를 많이 판매하는 박리다매 효과는 오래 기대하기 어렵다"며 "중국을 비롯한 해외로의 역직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화장품 일색의 상품 구색을 다변화시켜야 하며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