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미약한 회복세...내년 통화정책 '안갯속'

2015-12-10 16:1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남궁진웅 tmieid@]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한국은행은 10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종전 수준인 연 1.50%로 동결했다. 지난 6월 연 1.50%로 0.25%포인트 내린 이후 6개월째 제자리에 묶은 것이다. 수출부진은 여전하지만 소비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미미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3%로 집계돼 5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오는 15~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단 지켜보고 필요할 경우 국내외 상황을 감안해 금리 조정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는 미국 금리인상 이후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 신흥국 경기동향, 이에 따른 금융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금리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향후 한은의 통화정책은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당장 다음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한은도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받게 된다. 그렇다고 쉽게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세계적으로 교역 위축에 따른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3분기(7∼9월) 수출은 전분기보다 0.6% 감소했고, 순수출의 경제성장기여도는 마이너스 0.8% 포인트로 집계됐다.

내수도 소비를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지만 그 흐름이 미약하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개별소비세 인하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정부의 소비확대 정책의 효과가 내년에는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내년 상반기 통화정책 방향을 놓고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당분간 금리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일부에서는 낮은 성장률을 근거로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꽤 오래갈 것 같다"며 "미국이 금리를 천천히 올릴 가능성이 크고 우리나라도 수출 위축 등의 영향으로 금리를 쉽게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한은이 금리정책을 활용해 국내 경기부양이나 자금 유출입을 조절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김명실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4분기 국내 경제지표가 정부와 한은의 예상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따라 기준금리 추가인하 기대감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은은 미 연준의 운용 사례에 맞춰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금통위 횟수를 연간 12차례에서 8차례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내년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총 12회 열기로 확정했다. 내년 첫 금통위 회의는 1월 14일, 마지막 금통위는 12월 29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