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유가 하락, "원인은 출혈 경쟁"...배럴당 20달러대 하락할 수도
2015-12-08 17:14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국제유가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강달러 현상에다 산유국들간 경쟁에 따른 산유량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 목표량을 줄이지 않고 기존 수준에서 동결함에 따라 공급 과잉에 따른 추가 유가 하락 우려마저 나온다.
◇ OPEC 대 비OPEC 간 출혈 경쟁 가속화
지난 4일(현지시간) 열린 OPEC 정례회의에서 회원국들은 끝내 감산에 합의하지 못했다.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다. OPEC이 가격 하락이라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생산량을 줄이지 못하는 이유는 미국 등 비OPEC 국가와의 경쟁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기존 원유 생산비보다 셰일 원유 생산비가 높은 만큼 원유 가격이 하락할수록 문을 닫는 셰일원유 생산업체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올 초만 해도 60여 곳에 이르던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은 유가 하락에 따라 1분기가 지나면서 이미 3분의 1이 도산했다.
원유 하락의 또 다른 원인인 강달러 현상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기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원유는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달러 금리가 오르면 달러 이외의 화폐를 가진 투자자의 구매 여력은 약해진다.
OPEC의 차기 정례회의는 내년 6월로 잡혀 있다. 이번 회의에서 감산하지 않겠다는 데 의견을 모은 만큼 12개 OPEC 회원국은 하루 원유 생산량을 3000만 배럴로 유지한다. 실제로는 이보다 150만 배럴가량을 더 생산하는 상황인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급 과잉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영국 일간 가디언은 OPEC 회원국이 감산 합의를 이루지 못한 만큼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다 이라크와 이란의 증산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라크는 올해 OPEC 회원국 중 가장 빠르게 원유 생산을 늘려온 나라 중 하나다. 또 다른 OPEC 회원국인 이란은 내년 1분기에 대이란 경제제재 조치가 풀리면 원유를 추가 생산할 기회를 얻게 된다. 경제제재가 풀릴 경우 이란은 원유 수출을 현재 하루 110만 배럴에서 추후에는 2배인 220만 배럴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 세계 원유시장의 과잉공급이 하루 200만 배럴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란의 공급 증가는 시장에 상당히 부담이 될 전망이다. 다만 미국의 셰일 원유 생산업체들이 도산해 준다면 가격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일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