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마오타이의 저주'를 아시나요
2015-12-02 11:22
'황제주' 마오타이 주가 넘어섰다하면 증시는 폭락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증시에서는 지난 달 말부터 금뢰풍전(300443, SZ), 중문재선(300364, SZ), 창업소프트웨어(300451, SZ) 3개 종목 주가가 거침없이 상승하며 200위안 대도 돌파했다. 하지만 급등하는 주가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불편했다. ‘마오타이의 저주’가 재현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마오타이(茅台)는 '중국의 국주(國酒)'로 유명한 술이다. 마오타이주를 생산하는 구이저우마오타이(600519, SH) 주가는 지난 2001년 8월 중국 증시에 상장한 이래 수년째 가장 비싼 ‘황제주’ 지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상하이 증시에서 마오타이 주가는 213.8위안(약 3만8400원)으로 마감했다. 마오타이 저주란 바로 마오타이 주가를 뛰어넘은 종목이 생기면 그 종목은 물론 전체 증시가 폭락한다는 일종의 가설이다.
시장이 우려했던 대로 마오타이의 저주는 어김없이 재현됐다. 지난 달 24일 풍문재선을 시작으로 창업소프트웨어, 금뢰풍전도 잇달아 마오타이 주가를 뛰어넘자 27일 중국 증시는 대폭락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5.5% 급락하며 3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현재 금뢰풍전을 제외한 나머지 중문재선, 창업소프트웨어 주가는 이미 마오타이 주가 아래로 떨어졌다. 금뢰풍전도 마오타이 주가와 ‘한 끗’ 차이인 상황이다.
마오타이의 저주에 대해 한 증권애널리스트는 “전통산업에서 신흥산업으로의 경제 구조조정을 겪는 상황에서 신 기술로 대변되는 성장주와 전통 가치주의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로 해석하기도 했다.
클린에너지인 풍력발전 기업인 금뢰풍전, 인터넷 문화컨텐츠기업 중문재선, IT 소프트웨어기업 창업소프트웨어는 모두 정부가 신흥 전략산업으로 밀고 있는 친환경 IT 종목이다. 반면 마오타이는 현재 구조조정을 겪는 바이주(白酒 백주)기업이기 때문.
일각선 마오타이 주가를 중국 증시를 읽는 풍향계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마오타이 주가를 뛰어넘는 종목이 생기면 중국 증시에 거품이 끼었다고 보기도 한다.
마오타이의 저주란 말은 2007년 처음 등장했다. 당시 상하이종합지수가 6000선을 돌파하며 호황을 누렸던 때였다. 중국선박(600150, SH)이 마오타이를 제치고 황제주로 등극했다. 이후 중국 증시는 대폭락장으로 이어졌다.
지난 5월에도 중국 증시가 유례없는 강세장을 이어갈 당시 온라인교육업체 전통교육(300359, SZ), 인터넷솔루션기업 안석신식(300380, SZ) 주가는 마오타이 주가를 뛰어넘어 400위안 대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6월 증시파동이 발생하면서 주가는 고꾸라졌고, 현재 두 종목 모두 100위안 아래에서 주가는 멈춰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