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단속' 칼 빼들어, 증권사 '바들'...中 증시도 '검은 금요일'
2015-11-29 11:07
27일 상하이종합 5.48% 급락, 선전종합도 6.09% 쭉 하락, 증권사 낙폭 커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안정세를 보이며 상승장 지속의 기대감을 키우던 중국 증시가 11월 마지막주 금요일 폭락하며 '검은 금요일'을 연출했다. 이날 하루 낙폭이 6%에 달하며 지난 8월 말 이후 3개월래 최대 낙폭을 보였다.
27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장중 6% 이상 폭락하는 등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전거래일 대비 199.25포인트(5.48%)하락한 3436.30으로 장을 마쳤다. 선전종합지수도 전거래일 대비 6.09%가 고꾸라진 2184.11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6월 이후 혼돈을 겪었던 중국 증시가 10월 이후 서서히 안정세를 보이며 상승전망에 힘이 쏠리던 상황이었던 만큼 시장의 충격은 더욱 컸다.
파리의 동시다발 테러, 경기 둔화세 지속 등 각종 악재에도 큰 요동이 없었던 중국 증시가 갑자기 미끄러지듯 급락한 이유는 뭘까. 그 배경에는 중국 증권 당국이 과감하게 꺼내든 서슬퍼런 단속의 칼날이 있다.
당국은 지난 6월 중순 이후 증시가 폭락하자 핵심 증권사에 대한 단속의 고삐를 죄고 있다. 여기다 대형 증권사가 단속 칼날을 맞고 흔들리고 있음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시장은 이를 당국이 증권사는 물론 금융업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의 신호탄을 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법제만보(法制晩報) 등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상장된 증권사 23개 중 현재 당국 조사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증권사만 해통(海通), 국태군안(國泰君安), 광발(廣發), 화태(華泰), 방정(方正) 등 7개사에 이른다.
여기다 지난 24일 중국증권업협회는 중신증권의 4~9월 장외 스와프 거래총액이 1조633억 6300만 위안에 이른다고 폭로해 증신증권에 대한 당국의 단속은 계속될 전망이다. 중신증권이 "이는 시스템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오차로 인해 잘못 집계된 수치"라고 해명했지만 시장은 이중 상당액이 지난 6~7월 증시 폭락 과정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신증권은 지난 7월 증시 폭락당시 당국의 증시 구제책을 미리 알고 이를 기반으로 투자해 수익을 벌어들였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주식 스와프는 일정기간 주식투자로 얻은 수익과 고정금리 수익을 교환하는 파생상품이다
중국 3대 증권사 국태군안 증권의 홍콩 자회사 국태군안국제 옌펑(閻峰)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중국 공안의 조사를 받는 사실이 확인됐고 해통증권도 증감회로부터 증권법규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국태(華天國泰) 등 12개 사모펀드 역시 당국의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초 중국 사모펀드업계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던 쉬샹(徐翔) '쩌시(澤熙)투자관리' 대표가 내부자 거래 등으로 당국에 체포되면서 사모펀드 역시 당국 단속의 칼날을 피할 수 없음을 확실히 보여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