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 일본에서 답을 찾다(4)]일본 선두권 임대관리업체 성장 비결은?

2015-11-27 09:02
모리빌딩·레오팔레스21 '고객 만족' 임대관리 지향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일본 도쿄여행이 처음인 사람이라면 대부분 '모리빌딩'이 조성한 롯폰기힐스 방문을 일정에 포함시킬 것이다. 또 일본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임대주택을 찾기 위해서는 '레오팔레스21'을 꼭 한번은 거치게 된다. 본지는 민간의 임대사업이 활발한 일본에서 두 업체 관계자를 만나 임대·관리 운영 노하우와 성공 비결을 들어봤다.
 

야마모토 가즈히코 모리빌딩 사장. [사진=모리빌딩]


◇'고객 만족'과 '신뢰'를 최우선으로=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롯폰기힐즈는 모리빌딩의 대표 개발지다. 새로운 국제적 비즈니스센터를 표방하며 2003년 조성됐다. 매년 3000만명이 찾는 이 곳에는 호텔, 주택, 상업·문화시설 등이 망라돼 있다.

1974년부터 모리빌딩의 성장을 견인한 야마모토 가즈히코 사장은 "우리는 도쿄를 방문하는 전세계 비즈니스맨들이 보다 편하게 머무는 방안에 대해 고민했다"며 "일본은 종합부동산회사가 개발부터 임대까지의 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롯폰기힐스는 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 생산한 결과물이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오전 롯폰기힐스 인근 모리빌딩 사무실에서 만난 야마모토 도시기획 사장은 '고객 만족'과 '신뢰'라는 뚜렷한 철학을 바탕으로 자사의 개발·임대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는 동시에 자산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대료는 물론이고 시설물 유지 등 세부적인 관리에도 소홀하지 않는 것이다.

모리빌딩은 현재 롯폰기힐스에 지어진 모든 건물에 임대를 주고 있다. 이 중 임대주택 용도의 게이트타워는 상업시설과 북카페(1층), 대형 마켓(2층), 오피스(3층) 등이 들어선 구조로 실제 주택은 10~15층, 총 44가구 규모다.

야마모토 사장은 "게이트타워는 고급 임대주택을 지향한다"며 "업무차 중·장기간 도쿄에 체류하는 일본인들과 외국인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롯폰기힐스의 여러 기능들이 융합돼 고급스러움을 더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도 이와 같은 타운형태의 복합단지를 만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부동산 거품이 빠진 후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불리는 시간 동안에도 도쿄에는 주택과 빌딩이 많이 세워졌다"며 "2020년 동경 올림픽때까지 개발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는데, 모리빌딩은 그 때도 도쿄에 글로벌 복합단지를 만드는 리드기업으로 자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나기츠루 나오히토 레오팔레스21 부부장.[사진=김종호 기자]


◇임대인·임차인 서로 딱 맞는 '윈윈' 선택을 위해= 일본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에 위치한 레오팔레스21 임대관리본부. 이 곳에서 만난 야나기츠루 나오히토 레오팔레스21 임대관리본부 부부장은 한국에서 임대주택관리회사가 성공하기 위해선 한국 주택시장과 소비자가 추구하는 상품 구성과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야나기츠루 부부장은 "레오팔레스21은 일본 전국적으로 147곳의 관리센터를 만들어 이 곳을 거점으로 임대주택 관리를 하고 있다"면서 "3개 지역 지점에서 24시간 운영하는 콜센터에서 전국에 있는 민원을 접수 받아 지점으로 쏴주고 처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선두권 임대주택 관리회사인 레오팔레스21의 임대주택 운영방식이다. 이를 통해 청소부터 월세회수, 입주민 불만이나 법적인 부분들까지 임대인이나 임차인이 제기하는 모든 민원을 관리하고 처리하는 셈이다.

레오팔레스21이 일본에서 관리하는 임대주택 관리호수는 약 55만실 정도. 건물 동수를 따지면 3만8000개 수준이다. 국내에선 민간 임대사업자가 관리하는 총 임대주택(26만여가구)의 약 2배에 육박하는 물량을 관리하고 있다.

레오팔레스21은 국내 공동주택관리 업체인 우리관리주식회사와 합작법인인 '우리레오PMC'를 통해 국내 임대관리시장에 진출해 있다. 야나기츠루 부부장은 "현재 중국과 대만, 캄보디아, 베트남 등에 진출하는 등 아시아 지역의 사업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우리레오PMC에는 레오팔레스21의 관리전략 등 소프트웨어 적인 부분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과 한국의 임대차시장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민간 임대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게 레오팔레스21의 조언이다.

히로오카 마사유키 우리레오PMC 이사는 "한국 부동산시장의 주된 투자는 매매를 통하는 반면 일본은 토지주가 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본 임대관리업체는 입주자가 많이 모일 것 같은 땅을 검색후 토지주에게 임대주택 건립을 제안, 선진화된 관리를 통해 임대인에겐 수익창출을, 임차인에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히로오카 이사는 이어 "특히 한국에 임대관리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선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시점적 요인도 중요하다"면서 "또한 월세시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임대사업자의 실태파악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획취재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