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 평등 순위 115위..."건강 수준 높고 정치 기회 적어"

2015-11-19 16:42
WEF "여성 임금, 118년 지나야 남성과 동일"

한국의 성 평등 지수는 대부분 세계 평균에 근접했지만 정치 부문은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사진=세계경제포럼(WEF)]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성 평등 지수로 본 한국의 남녀 평등 수준은 중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1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15'에서 한국의 성 평등 지수는 0.651로 전 세계 145개 중 115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1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0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

WEF는 경제 활동 참여·기회와 교육, 건강, 정치 등 4개 분야에서 성별 격차를 수치화해 세계 여러 국가의 순위를 매기고 있다. 지난 2006년 처음 조사를 시작했을 때는 115개국을 기준으로 평가했지만 10년이 지나면서 145개국으로 평가 대상이 늘었다. 

4개 분야별로 볼 때 한국의 경제 활동 참여·기회 순위는 125위로 가장 낮았다. 교육과 정치 부문에서도 각각 102위, 101위에 머물렀다. 건강 평등 수준은 79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145개국 평균에 비교했을 때 4개 분야 중 가장 평균에 못미치는 분야는 정치였다. 국회의원이나 각료 중에 여성 인력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제 활동 참여와 기회 점수는 2006년(96위)보다 29위 하락했고 남녀 임금의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비슷한 일을 할 때 임금 평등 정도' 항목에서 0.55를 받아 116위에 머물렀다.

전 세계에서 성 평등 지수가 가장 좋은 국가는 0.881점을 얻은 아이슬란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르웨이(2위·0.850)와 핀란드(3위·0.850), 스웨덴(0.823), 아일랜드(0.807)는 차례로 5위권에 들었다. 독일은 11위였고 프랑스와 영국은 각각 15위와 18위, 미국은 28위였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91위와 101위로 순위가 낮은 편이었다.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나라는 주로 카타르(122위), 사우디 아라비아(134위), 이란(141위) 등 중동 국가였다. 조사 대상국 가운데 성 차별이 가장 심한 나라는 0.484점을 얻은 예멘이었다. 파키스탄(144위), 시리아(143위)의 점수도 낮았다.

가디언은 "여성 노동자의 임금 수준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2006년 기준 남성 임금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WEF는 "현재 추세로 볼 때 남녀 임금 수준이 1:1 수준을 이루려면 최소 118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WEF 보고서에 따르면 정규직 기준 세계 여성 노동자 평균 임금은 연간 1만 1102달러(약 1290만원)로 남성 임금(2만 554달러·약 2390만원)의 절반에 그쳤다. 지난 2006년 남성 임금 평균은 1만 1351달러(약 1320만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