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法, 장세주 회장 실형 선고… 동국제강 충격 속 비상경영체제 유지

2015-11-19 16:45
쟁점사안 상습도박혐의 ‘무죄’…실형선고, 법원 ‘무관용 의지’ 나타내

[사진=동국제강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뒤 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사진)에 대해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동국제강측은 법원이 상습도박혐의에 대해 무죄를 판결한데 대해 안도하는 모습이지만 3년이 넘는 형량을 받은데 대해 충격적이라는 입장과 더불어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현용선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재산국외도피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 회장에게 징역 3년6월에 벌금 1000만원, 추징금 5억1000만원을 선고했다.

◆장세주 회장 ‘실형’ 판결에 동국제강 충격…비상경영체제 유지
장세주 회장의 실형 선고에 동국제강측은 말을 아끼면서도 다소 높은 형량이 내려진데 대해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회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혐의가 무죄 또는 유죄성립이 안돼 기대를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중형이 선고돼 충격적”이라며 “회사 임직원들이 흔들리지 말고 이럴 때일수록 단결력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전했다.

장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게 되면서 동국제강은 지난 5월에 실시한 장세욱 부회장(사진) 단독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5월 25일 동국제강은 이사회를 열고 장세주 회장과 남윤영 사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인사쇄신안을 결의한 바 있다.

◆쟁점사안 상습도박혐의 ‘무죄’
법원은 장 회장의 혐의 중 쟁점 중 하나였던 상습도박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장 회장이 지난 10여년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상습도박을 했다고 주장중에 있으나 법원측은 판돈이나 규모, 도박 지속시간 등을 입증할만한 증거가 없어 상습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2010년과 2013년 두 차례 도박 사실만 인정돼 단순 도박죄를 적용했다.

검찰은 장 회장의 상습도박 혐의가 공소기각된 데 대해 항소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산업계에서는 장세주 회장의 상습도박건에 대해 “한 회사의 대표이사가 상습도박이 부각돼 잡범으로 취급당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기업 이미지에도 큰 손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해왔다.

하지만 이번 장 회장의 상습도박건에 대해 법원이 무죄판결을 내린만큼 짊어졌던 짐 하나는 내려놓게 됐다.

◆징역 3년 6월… 법원, 재벌 총수 ‘불관용 의지’ 나타내
법원이 장 회장에 대해 3년 6개월이라는 비교적 높은 형량을 내린 것은 재벌 총수의 범죄행위애 대해 더 이상 봐주지 않겠다는 불관용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앞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법원의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이라는 관행에서 벗어나 법정 구속된 바 있으며 이재현 CJ그룹 회장 역시 2013년 검찰로부터 징역 5년과 벌금 1100억원을 구형 받은 뒤 구속 기소된 바 있다.

이는 지난 2013년 정치권에서 시작된 경제민주화 바람이 사법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재계 관계자는 “예전과 비교해 볼 때 경제사범에 대한 사법부의 엄벌의지가 단호하다”며 “재계는 그간 사법부의 칼날이 겨누어질까 긴장해왔다. 이번 장 회장의 구속은 다른 재벌들에게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