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라 마르세예즈' 열창하며 연대... 독일-네덜란드 축구 경기 취소, 메르켈 총리도 위험할 뻔
2015-11-18 13:53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파리 테러에 이어 추가 테러 위협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 때 호전적인 가사로 기피 대상이 됐던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가 프랑스에 연대를 표시하는 새로운 상징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전 세계 곳곳에서 라 마르세예즈가 울려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 하노버에서 17일 열릴 예정이었던 독일과 네덜란드 축구 대표팀간 친선 경기는 시작 1시간 30분 전에 폭탄 테러 협박으로 취소됐다. 특히 이날 경기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부 각료 몇 명도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노버 경찰은 "경기장에서 폭발물을 터뜨릴 수 있다는 구체적인 경고를 받았다"며 "관중 출입문을 개방한 15분 뒤에도 두 번째 테러 협박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노버 스타디움은 4만 90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경기장이다.
이렇듯 국제적으로 테러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에서도 세계 각국은 프랑스와 연대해 테러에 맞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하고 있다. 그 한 예는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부터 미국 유니언 스퀘어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라 마르세예즈다.
독일과 네덜란드 친선 경기가 취소된 날,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는 프랑스와 영국의 국가 대표 친선 축구 경기가 열렸다. 경기 시작 전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가 연주되자 경기장 관중들은 모두 기립해 프랑스 국기를 흔들며 이 노래를 열창했다.
'라 마르세예즈'는 프랑스 대혁명 기간 작곡된 행진곡으로 1879년에 프랑스의 공식 국가로 등록됐다. 그러나 혁명 시기에 병사들의 전의를 고취하기 위한 의도록 작곡된 만큼 가사가 호전적이고 선동적이다. 이 노래는 “조국의 아들들아, 일어나라”로 시작해 “폭정에 대항해 피 묻은 깃발”, “우리의 들판이 (그들의) 더러운 피로 물들도록” 등 참혹한 가사가 많다.
지난 1992년 프랑스 진보 진영 일부가 잔인한 가사를 고치자고 제안했고 당시 영부인이던 다니엘 미테랑 여사까지 가세하며 보수-진보 진영 간 논쟁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라 마르세예즈는 이제 새로운 의미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라 마르세예즈가 국경을 넘어 독재와 폭력에 맞선 연대를 강조하는 상징이 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