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탈락 '롯데·SK'…롯데월드점·워커힐 해법 찾기 골머리

2015-11-18 00:01
롯데, 코엑스면세점 이전 가능성 부각
SK, 6개월 시한부 연장…직매입 상품 소진에 주력

[롯데면세점 롯데월드몰점이 들어 서 있는 롯데월드몰 전경.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면세점 재승인에서 탈락한 롯데와 SK가 롯데월드점과 워커힐 면세점 활용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에 입점해 있는 롯데그룹 10개 계열사 대표들은 지난 16일 롯데월드타워 14층에서 롯데월드점 탈락에 대한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먼저 월드타워점에 근무 중인 1300여명의 직원들에 대한 고용안정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면세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을 기존 롯데 면세점에서 분산 수용하고, 추가로 계열사(백화점, 마트, 하이마트, 쇼핑몰 등)에 일자리를 만들어 상실 없이 전원 고용을 유지키로 했다.

또 롯데월드 면세점 운영 중단으로 인해 협력업체에서 납품 및 발주 받은 상품은 물론, 매장에 투입된 기타 비용에도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키로 했다. 관광객 감소에 대비 다양한 공동 마케팅을 전개하고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도 논의기 이뤄졌다. 

특허 신청 당시에 롯데면세점에서 발표했던 투자 계획들을 포함, 석촌호수에 건립 예정이라고 밝힌 음악 분수 등 1500억원의 다양한 사회공헌 계획도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롯데월드면세점의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의 롯데월드몰 이전이다.

일단 롯데면세점은 월드점의 특허가 만료되는 12월 31일 이전까지 관세청에 '특허의제기간' 신청을 낼 예정이다. 이 신청은 다음 면세사업자가 운영을 개시하기 전까지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기존 사업자의 운영 기간을 최대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제도다.

이 기간을 활용해 코엑스점 이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롯데는 당장 이같은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하면서도 대안 중의 하나로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17년 12월 특허가 만료되는 코엑스점은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서울 시내면세점 가운데 중소·중견기업인 동화면세점(2919억원)보다 낮은 1732억원을 기록했다. 

총면적 1만990㎡ 규모로 국내 시내 면세점 가운데 최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매장을 그대로 놔둘 수 없다는 것도 큰 부담이다. 
롯데면세점이 롯데물산과 20년 동안 롯데월드점의 임대차계약을 맺은 것 역시 발목을 잡고 있다. 

사실 롯데면세점은 이미 면세점을 옮겼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난 1989년 1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있던 면세점을 2014년 10월 지금의 롯데월드몰로 위치를 옮겼다. 이전 신청은 신규면세점 신청과 동일한 절차를 거치게 된다. 지난번 이전에도 6개월이 소요됐다. 

 

[SK네트웍스가 운영중인 워커힐 전경. 사진=아주경제 DB]


반면 지난 16일 자로 특허가 만료된 워커힐 면세점은 한숨만 내쉴 뿐이다.

급한데로 이미 '특허의제기간' 신청을 냈다. 최장 6개월의 시간은 벌 수 있다. 하지만 직매입했던 상품을 소진하는데 주력할 뿐 다른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퇴직 일자를 통보받은 직원들은 신규면세점 업체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분위기마저 뒤숭숭하다. 롯데와 달리 유통망이 없는 것도 큰 단점이어서 뚜렷한 대안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코엑스점을 이전하겠다는 희망이라도 있지만 SK는 전혀 그렇지 못한 상태다"라며 "신규 면세점 업체들이 재승인에 탈락한 업체 직원들의 고용을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