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서울교육청이 자율형사립학교인 하나고등학교가 입학전형시 뚜렷한 기준도 없이 임의적으로 가산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15일 하나고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2011학년도와 2012학년도, 2013학년도 입학전형시 불합리한 기준의 조정점수를 준 것을 확인했다고 공개했다.

서울교육청은 입학전형 공정성 훼손, 교원 채용시 절차위반, 학교폭력 은폐 사실을 적발하고 학교장, 교감, 행정실장에 대해 파면 등 6명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하고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김승유 이사장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가 끝나 이같은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승인 취소를 검토하고 입학성적 순위가 바뀐 것과 관련해서는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지정취소를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하나고 특별감사 중 교사 면담 과정에서 별도의 보정 점수를 준 서류가 있다는 말을 듣고 파일을 확인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2011학년도와 2012학년도, 2013학년도 입학전형에서 보정점수를 주는 방법을 썼다”고 말했다.

이는 합격생을 정해놓고 점수를 더 줘 기준 없이 자의적으로 전형을 했다는 뜻이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하나고는 2011학년도 입학전형에서는 합격생에게 일괄적으로 보정점수 5점을 부여했다.

보정 점수를 주면서 이전에 200등 밖의 학생이 일반전형 합격선인 120등 안으로 들어 합격하는 등 보정점수로 인해 석차가 90등 가까이 오르는 일도 있었다고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2012학년도와 2013학년도에는 1차 서류와 2차 면접 전형 과정에서도 차등적으로 보정점수를 부여했다.

기존에 논란이 됐던 성비를 맟추기 위한 등수 조정 이외에 보정 점수를 통한 광범위한 점수 조정이 이뤄졌다는 것이 서울교육청의 설명이다.

학교측은 적응을 잘할수 있는 우수학생과 면접을 잘한 학생을 대상으로 점수를 더 줬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합리적인 기준이 없이 일괄적으로 보정점수 5점을 부여하거나 차등점수를 준 데 대해 서울교육청은 성적조작 정황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성적 조정을 통해 2011학년도에는 남학생 25명, 여학생 3명, 2012학년도에는 남학생 29명, 여학생 4명, 2013학년도에는 남학생 24명, 여학생 5명의 성적이 해당 학년도 합격자 200명 중 15%인 30명 내외의 학생의 성적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1명, 2013년 3명, 2014년 3명, 올해 3명 등 10명의 불법 교사 채용도 확인했다.

기간제 교사 57명 중 10명을 정교사로 전환하면서 공개채용하게 돼 있는 사립학교법을 위반하고 근무성적과 면담만으로 진행했다고 서울교육청은 설명했다.

당시 청와대 고위층의 자녀가 가해자였던 2011년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학교폭력 예방 및 처벌 관련법에 사안을 조사하고 심의 후 보고하도록 돼 있는데도 조사를 하지 않고 당사자간의 합의가 있었다는 이유로 자체 종결한 데 대해 직무유기로 형사고발하고 관련자 경고를 요구했다.

이 건은 3년의 징계 시효가 지나 경고에 그쳤다.

서울교육청은 또 김승유 이사장이 학교장이 입학설명회에 특정 교사가 참석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았는데도 다른 교사가 참석하도록 지시하고 부장회의에 참석해 교직원 명의의 학교 의혹에 대한 해명 광고 개제를 지시하는 등 부적절한 학사개입이 있었다고 밝혔다.

5000만원이 넘는 계약에 대해서는 공개 경쟁을 하도록 돼 있으나 5년간 계약규모가 10억원이 넘는 10건에 대해 140억원 규모의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매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하나고는 6년간 하나그룹 관계사인 임직원공제회에 100억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고 이 과정에서 경쟁입찰이었다면 낮은 가격으로 계약할 수 있었는데도 높은 금액으로 계약하면서 배임이나 예산낭비가 있을 수 있다고 서울교육청은 의혹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