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새만금 프로젝트 중국정부·기업들 관심 높아지길 희망"
2015-11-12 20:17
중국 관광매체 기자단, 송하진 전북도지사 인터뷰
아주경제 최규온 기자 =중국 관광매체인 신문사 대중점펑 등 11개 신문사 기자단이 10일부터 13일까지 3박4일간 일정으로 전북 주요지역 팸투어에 참여하고 있다.
전북도와 한중경제협회(회장 이상기)공동 초청 행사로 진행된 이번 팸투어 3일째인 12일 중국 기자단은 완주 대둔산과 구이면 로컬푸드 직매장을 둘러본 뒤 무주 태권도원과 전주한옥마을 등을 돌아보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중국 기자단 일행은 팸투어가 끝난 뒤 오후 5시부터 전북도청 접견실에서 송하진 도지사를 만나 전북과 중국 공통 관심 사항 및 전북의 미래 비젼 등에 관한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다. 다음은 기자단과 송지사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전라북도 내 전통문화를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새로운 조치나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전라북도는 사마천의 ‘사기’에서도 언급(고조선열전)된 고조선과 가야, 백제, 후백제,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역사 흐름의 주류였다. 따라서 제조업 등 산업분야가 취약 한 반면 상대적으로 전통을 기반으로 한 빼어난 맛과 멋 그리고 소리의 고장이라는 명성을 얻으며 인문·문화 환경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전통문화가 고스란히 보존되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인문·전통문화가 갖는 무한한 경쟁력은 오늘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실 것이다. 중국의 경우 ‘G1’ 지향 전략의 핵심은 인문·문화 환경을 내세운 ‘소프트웨어 전략’으로 알고 있다. 한계에 직면하며 세계 곳곳에서 불협화음을 야기하고 있는 미국의 무력을 앞세운 하드웨어 전략에 대변되는 소프트웨어 전략( ‘뉴 실크로드(一帶一路) 프로젝트)’으로 ‘팍스 차이나’를 노리고 있지 않나?
우리 전라북도는 이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전략적 측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 ‘소프트웨어 전략’으로 ‘한국 속의 한국’을 향해 나가고 있다. ‘한국 속의 한국’이라는 말은 ‘가장 한국적인 모습과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이다.
지난 2003년 선사시대 유적지인 고창 고인돌 공원에 이어 올해 익산 왕궁 백제유적지구가 세계유산에 등재됐고, 내년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최치원의 유해를 모시고 있는 정읍의 무성서원이 포함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정읍 무성서원은 ‘최치원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최치원 관련 일화)지난 1월 23일 서울에서 열린 ‘2015 중국 방문의 해’ 개막식 행사에서 중국 시진핑 주석께서 축하메시지를 통해 그 분(최치원)의 시를 직접 언급할 정도로 높은 존경심과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은 최치원 선생의 한시 ‘호중별천’을 직접 인용, ‘동쪽 나라의 화개동은 호리병 속의 별천지’라는 시구를 소개했다. 시 주석은 지난 2013년에도 중국을 방문했던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최치원 선생의 한시 ‘범해’를 인용하는 등 최치원 선생을 한중 양국 관계의 상징으로 거론했다.
전라북도는 선사시대에서 근대를 아우르는 전통문화에 기반을 둔 한 맛과 멋 그리고 소리의 고장으로서 풍부한 인문·문화 환경을 바탕으로 연구개발과 ‘융복합’을 통한 소프트웨어 전략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어가기 위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한·중 FTA'가 올 6월에 정식으로 체결됐다. FTA 발효가 전라북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전라북도는 FTA 발효 후 중국과의 왕래에 있어 어떠한 다른 조치가 있을 것인지, 만약 있다면 예를 들어주시기 바란다.
- ‘물이 흘러 곧 도랑이 될 것이다(水到渠成).’ 지난 1992년 국교를 수립하면서 당시 중국의 이붕 총리가 한 말이다. 그가 예측한 양국간 관계는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은 도랑을 넘어 ‘바다’를 이루고 있다. 2014년말 기준 양국의 수출입 규모가 2,354억 달러로 지난 2000년 대비 10배 가까이 확대되면서 양국의 경제발전을 돈독히 하는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
한·중 FTA가 체결된 2015년을 계기로 양 지역간의 교역이 더욱 활성화되어 성장기반 강화에 실질적 기회가 제공되고 있다. 앞으로 한·중 FTA가 발효되면 경제 총량 규모로 12조 달러의 거대 시장이 열리게 될 것으로 에상된다. 또 한·중 양국은 인적 교류에서 '1000만 명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양국은 서로에게 있어 최대 유학생 파견국이기도 한다.
한·중 FTA가 발효되면 ‘1일 생활권’으로서 양국의 인적·물적 교류가 증가함에 따라 '한류(韓流·한국 문화 열풍)'와 '한풍(漢風·중국 문화 바람)'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우리 전라북도도 예외가 아니다. 2014년 88억 달러 수출을 달성했는데 이중 중국은 13.6%로 최대 대상국으로 경제발전의 주요 파트너다. 인적교류도 마찬가지이다.
전북은 중국 4개 지역과 자매·우호교류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 중 자매도시인 강소성과는 21년째 국제교류를 추진해오고 있다. 전북의 대중국교류는 자매우호도시를 중심으로 인적∙행정교류∙ 민간단체 경제교류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과 최단 거리에 있는 전북의 새만금은 투자와 교역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는 FTA 체결로 양 지역간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확신한다. 향후 중국과의 교류는 단순한 인적교류 차원의 교류를 넘어 상생 발전을 위한 전략적인 단계로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중 정부와 기업들은 물론 여행사와 관련된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요청하며 앞으로도 중국과 전라북도가 상호 윈-윈하는 교류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현재 한·중 관계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새만금프로젝트에 중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 있으신지, 만약 있다면 어떠한 우대정책이 있는가.
-우리 전라북도에는 한국과 중국 지도자가 공통으로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새만금 한중경협단지가 있으며, 한·중 FTA 전용산단 추진지역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새만금 지구는 광활한 토지(409㎢)가 국유지로서 신속한 국책사업이 가능하고, 중국과 일본과의 우수한 접근성, 우수한 항만 발전 가능성(깊은 수심), 생산거점의 집적(군장국가산업단지) 등의 장점을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에 대한 모든 규제가 철폐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외국인 투자에 대한 모든 규제를 철폐한 새만금지역에서의 중국제조업의 생산활동은 세계시장에서 고급 제품이라는 한국 이미지와 맞물려 중국제품의 상승효과를 유발해 서로 원-윈 기회가 될 것이다. 향후 전북에서는 각종 규제가 없는 이른바 규제프리(free) '무규제 새만금 한·중 경제협력단지'를 조성해 중국기업의 편리한 조업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
▶전라북도 여행은 어떠한 특징이 있는가. 새만금 프로젝트는 중국과 어떤 측면에서 중국과의 보다 더 긴밀한 협력을 하고자 하는지 말씀해주시기 바란다.
-중국과 전라북도는 지리적 근접성, 문화·역사적 유사성으로 교류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역사적 유사성이 많은 곳이다. 일례로 전주시장 재임시 계림시 전주현(桂林市 全州縣)과 교류하며 방문 한 적이 있다.
특이하게 이곳 전주현(全州縣)에는 지명에 전주라는 명칭뿐 만 아니라 완산(完山), 기린산(麒麟山) 등 한국 전주에 존재한 대표적인 산의 명칭뿐만 아니라 이곳 지세와 유사한 배치양상을 보여주고 있었으며, 금산사(金山寺)라는 사찰까지 그 명칭이 동일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이같은 연관성은 결국 주민이동이란 상황을 설정하게 되는데, 주목되는 사실이 중국의 전주 명칭이 939년에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후백제가 붕괴된 후 3년 뒤의 상황으로 이 지역이 후백제가 가장 밀접하게 대외교류를 진행했던 오월·후당(後唐)지역과 바로 연결된 지역이란 사실이다.
이는 전주를 도읍지로 했던 후백제가 붕괴되기 전 이미 활발한 해상교류가 현재의 저장성(浙江省) 해안지역 등에서 진행되다가 후백제 붕괴이후 체류민 및 후백제 유민들이 이곳으로 이주하지 않았을까 추측을 해보며 역사적 유사성을 찾아 전북여행을 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제가 구이린(桂林)시외에도 베이징(北京), 난징(南京), 선양(瀋陽), 창춘(長春), 칭다오(靑島), 쑤저우(蘇州), 양저우(楊州) 등 여러 곳을 두루 다녀왔는데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발전하는 속도가 빨라 매우 놀라웠다. 특히 장쑤성(江蘇省) 엔청시(盐城市)에서 기아자동차 공장을 유치해 지방정부의 기업유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는데, 새만금 프로젝트에 중국 정부와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기를 희망한다.
현재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단지를 개발해 새롭게 조성하는 초국경 개방형 글로벌 경제특구인 한·중 경협단지가 새만금 프로젝트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정부에서는 한·중경협단지 조성관련 구체적 실천방안 마련을 위해 양국 공동연구를 올해 3월부터 진행하고 있고(韓 대외경제정책연구원-中 거시경제연구원), 또한 지난 3월 새만금 규제특례지역조성 계획을 발표해 기업투자의 걸림돌이 되어온 규제들의 과감한 개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아울러 지난 6월에는 새만금을 한국측 '한‧중 FTA 산단 추진지역'으로 단독 선정(산업부)해 한·중경협단지의 선도사업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향후 공동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양국 정부간 지원체계 및 한·중경협 협력모델을 마련해 차기 한·중 경제장관회의(2016년 상반기)에서 구체적 추진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전라북도는 한·중경협 성공추진을 위해 정부의 한·중경협 조성방안 마련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며, 중국측에서도 새만금 한·중경협단지가 양국 공동번영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함께 긴밀히 상호협력 해 나가길 희망하고 있다.
▶전라북도는 풍경이 수려하고, 기후가 온화하며 한국의 명산 중 두 개가 전라북도에 위치하고 있다. 지사님께서는 어떠한 방법으로 더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전라북도에 와서 관광, 휴양을 하게 할 계획이신지.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613만명으로 전체 방한 외래 관광객의 43.1%를 차지하고 있지만 대부분 서울과 제주도에만 몰리고 지방으로의 확산은 미흡한 실정이다. 지난해 전라북도에는 약 14만명의 중국관광객이 찾은 것으로 내부 행정통계가 나와 있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2% 수준으로 미약하지만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전라북도를 비롯해 지방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분산되지 않는 근복적인 이유는 중국 단체관광객 비중이 크고, 이들은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아 여행사에서 중국인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서울과 제주 위주로 프로그램을 짜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한국 단체관광 여행상품이 저가로 설계되다보니 한국 여행사측에서 이 비용을 만회하기 위해 쇼핑센터를 많이 찾다보니 서울과 제주로 몰리는 것이다.
중국 관광객은 주로 가족여행을 하며 서비스 및 음식을 선호함으로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전통문화와 음식 등 융복합형 관광코스 및 상품 개발과 한류 등의 요소를 가미해 힐링관광, 산업관광, 스포츠, 맛집 기행 등을 연계한 전북특화형 특수목적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체험단을 유치해 나가고 있다.
▶중국관광객들의 관광열의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전라북도는 중국관광객을 유인하기 위한 어떠한 특별한 정책 또는 조치가 있는가.
-중국관광객의 유형이 점차 단체 관광에서 개별 관광객으로 전환되고 있고, 점차 쇼핑위주가 아닌 체험과 힐링위주의 상품을 원하기 때문에 전통문화와 자연경관이 뛰어난 전라북도로서는 중국 관광객 유치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라북도는 관광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전북을 찾는 관광객들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관광 콘텐츠 개발 및 인프라 개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새만금 국제공항, 항만, 철도, 도로, 전주컨벤션센터 건립 등 SOC 확충과 앞서 말씀드린 1시·군 1대표관광지, 1시·군 1생태관광지 조성, 전북관광패스라인 구축, 그리고 태권도 선수권대회와 같은 국제행사 개최 시 일시에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고급호텔 건립, 중저가 숙박시설의 개보수, 전라북도만의 전통적인 숙박시설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태권도원 숙박시설(1,200명 수용)이 건립돼 지금까지 약 34만 5천명이 방문해 태권도 특수목적 관광상품으로 자리잡은 태권도원을 활용한 중국 관람객 유치 프로그램 개발해 나가고 있다.
최근 SNS가 가장 영향력 있는 홍보 매체이므로 중국 블로그 등을 통해 전라북도의 인지도를 높이고 관광지, 음식점, 축제 등 전북관광 상세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파하기 위해 전북SNS 홍보 채널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