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내가 가면 길이된다"…AP, 한류뷰티 전도사

2015-11-26 17:13

[사진=아모레퍼시픽 뉴욕 블루밍데일스 매장]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까지 '원대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해외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설화수·라네즈·마몽드·이니스프리·에뛰드 등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를 집중 육성하고, 내면의 가치에 집중하는 '아시안 뷰티' 개념을 세계에 전파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화장품 한류를 타고 비약적인 성장을 일궜다. 1964년 한국 화장품으로는 최초로 ‘오스카’ 브랜드를 해외에 수출한 후 1990년대 초부터 글로벌 전략을 추구했다. 중국과 프랑스에 공장을 설립했고 이같은 투자의 결실은 200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빛을 보고 있다.

지난 2005년 1조원을 갓 웃돌던 이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4조7119억원을 기록하면서 10년만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2170억원에서 6591억원으로 300%나 뛰었다. 내년에는 5대 브랜드를 필두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매진해 본격적으로 성장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집중하는 곳은 인구 1000만 이상의 글로벌 메가시티다. 아직 진출하지 않은 중동이나 남미 등에 순차적으로 진입,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도시는 하나의 유기체처럼 긴밀하게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에 대도시를 집중 공략하면 새로운 유행도 선도할 수 있다는 게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그룹 회장의 지론이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화장품이 대접받고 있지만 아직 미국과 유럽, 중동 등에서 한국은 화장품 산업 변방국에 불과하다. 새로운 문화에 거부감이 덜한 메가시티로 들어가야 아모레퍼시픽 같은 작은 기업도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내년부터 아직 한류 뷰티의 손길이 닿지 않은 '미지의 시장'에 직접 들어간다.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곳은 아시아 지역이다.

태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은 최근 경제성장과 도시화가 빠른게 진행되면서 막대한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이 늘고 있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 등 이미 진출한 국가에서는 상위 1%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력 강화에 주력하고 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지역에도 메가시티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진출한 캐나다 시장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확장에 나선다. 캐나다의 메가시티 토론토, 벤쿠버 등을 중심으로 북미사업 성장세를 공고히 하고, 내년에는 중동, 2017년에는 중남미 시장을 공략한다. 특히 중남미 지역은 시장은 규모만 84조원에 달할 정도로 거대하다. 아모레퍼시픽은 메가시티를 선별하기 위해 이미 해당 국가에 시장조사단을 파견하는 '혜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시장 분석 못지않게 연구개발도 강화한다.

올해 기술연구원 내에 아시안 뷰티를 발굴하는 ‘아시아뷰티 연구소’를 만들었다. 이 연구소에서는 전 세계인들에게 전파할 아시안 뷰티의 개념이 정립된다. 특히 한국 원료인 인삼·콩·녹차·동백꽃 등을 화장품 원료로 활용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가 수행된다.

아시아 주요 15개 도시를 연교차와 연 강수량 등을 바탕으로 기후·환경 연구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눠 그룹별 맞춤 제품도 개발한다. 쿠션 제품의 경우 중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베트남·인도 여성들의 피부색을 연구해 국가별 특징을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첫 성과로 지난 5월 아이모페가 중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내년부터는 신규 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 사내에 린 스타트업 체계도 구축된다. 린 스타트업은 기존에 없던 특이한 브랜드, 제품 등을 창의적으로 개발하는 사내 벤처다.  

서경배 회장은 "아름다움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아모레퍼시픽의 원대한 꿈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며 "아모레퍼시픽만이 지닌 독창성에 자부심을 갖고 이를 창의적으로 잘 살려낸다면, 반드시 아시안 뷰티로 세계 뷰티문화의 중심에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라네즈 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