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법 이민자 추방군’ 만들겠다 공약

2015-11-12 07:44
부시 등 반발, 이민문제 공화당 쟁점 재부상

[사진=MSNBC 뉴스 화면 캡처 ]


아주경제 박요셉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11일(현지시간) 1100만명에 달하는 불법이민자를 전담할 '추방군(軍)' 창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MSNBC 방송에 출연해 불법이민자를 어떻게 미국에서 추방할 것이냐는 질문에 "추방군이 만들 것"이라며 "그러나 오랫동안 있었던 불법이민자 중 훌륭한 사람들도 있어 이들을 인도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여러분은 불법이민자 추방군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 "불법이민자들은 자신들이 애초 있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연방 이민세관단속국이 불법 이민자의 추방을 처리하고 있다.

트럼프는 또한 앞으로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들어온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해 멕시코와의 국경지역을 따라 실제 장벽을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미국에 합법적으로 들어오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이 수백명이지만, 나는 장벽을 새우는 것을 주장해왔다”며 “우리는 실제 장벽을 설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앞서 전날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에서 열린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 및 월스트리트 저널 주관 4차 TV토론에서 국경에 대형 장벽을 설치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민 문제가 다시 공화당 경선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는 또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과거 150만 명의 불법이민자들을 추방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당시 국경 바로 바깥쪽으로만 몰아내니 그들이 다시 돌아왔고 그래서 아예 국경 남쪽 저 멀리까지 추방하자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이런 발언에 대해 멕시코 출신 부인을 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즉각 어리석고 비현실적이라며 트럼프를 비난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힐러리 클린턴 선거캠프가 지금 이 발언을 듣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을 것이다. 대선에서 이기려면 현실적인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고,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역시 "현실적으로 가당치 않다. 어른이 할 수 없는 한심한 주장"이라고 가세했다.

반면 크루즈 의원은 "공화당이 민주당의 '불법이민자 사면당' 대열에 합류하면 우리는 대선에서 패배할 것"이라며 트럼프 편을 들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불법이민자) 1100만 명을 추적해 추방하겠다는 생각은 터무니없고 비인간적이며 반 미국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