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트럼프 대세론’ 무너지나
2015-10-28 06:56
카슨 첫 1위, ‘힐러리 대세론’은 더 강화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후보 경선전에서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이 도널드 트럼프를 누르고 처음으로 지지율 1위에 올라 경선 구도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본격적인 후보 경선전의 시작을 알리는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까지 1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른바 ‘트럼프 대세론’이 힘을 잃은 것 아닌지 관심이 집중된다.
CBS와 뉴욕타임스가 지난 21∼25일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을 상대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해 27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카슨은 26%의 지지를 얻어 22%의 트럼프에 앞서 1위를 기록했다. 카슨이 전국단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뿐만 아니라 공화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기독교 복음주의자들 사이에서도 카슨은 트럼프를 20% 포인트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트럼프가 자신이 정통 개신교도라는 점을 부각하며 카슨의 신앙을 문제삼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공화당 경선 판도의 변화에 대해 미 언론 등은 지난 7월 이후 견고하게 유지되던 '트럼프 대세론'이 꺾이고 또다른 아웃사이더인 '카슨 돌풍'이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본격화하고 있다.
CBS는 "카슨이 공화당의 주요 지지 세력들로 지지 기반을 넓히고 있다"고 전했으며 뉴욕타임스는 "3차 TV토론에서 부동층의 지지를 얻기위한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화당 후보들 중 사실상 독주체제를 지켜오던 트럼프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는 이날 MSNBC '모닝 조'에 출연해 카슨에 역전을 허용한 것과 관련 "그런 결과가 일부 나왔는데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트럼프 대세론이 위태로운 것과 달리 민주당의 ‘힐러리 대세론’은 더욱 힘을 얻는 양상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은 몬머스 대학이 지난 22∼25일 아이오와 주 민주당 성향 유권자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65%의 지지를 얻어 24%에 그친 샌더스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지켰다.
최근 같은 조사에서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가 평균 7%포인트 수준에 머물렀음을 고려하면 상당한 변화로 보인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자 중 84%가 지지 후보를 바꾸지 않겠다고 밝혀 강력한 지지기반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