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의 매운맛 내는 캡사이신, 파킨슨병 치료 효과
2015-11-08 11:28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이 파킨슨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파킨슨병은 뇌의 흑질에 분포하는 도파민의 신경세포가 파괴돼 도파민이 부족해져서 생기는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파킨슨병 환자는 행동이 느려지고 손·발이 떨리거나 몸이 굳는 등 신체적인 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우울증, 치매와 같은 정신적인 증상도 겪게 된다.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기존 치료법은 도파민신경세포의 사멸 속도를 늦추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수준이다.
진병관 경희대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은 파킨슨병 동물모델의 중뇌-흑질에서 통증을 전달하는 통증수용체(TRPV1)와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씨엔티에프(CNTF·신경영양인자 중 하나)가 성상교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많이 발현되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성상교세포는 뇌와 척수에 있으며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어 파킨슨병 동물모델 성상교세포에서 통증수용체 발현을 억제하자 CNTF 발현이 감소하는 것을 발견, 두 물질이 서로 영향을 준다는 것을 규명했다.
진 교수는 “통증수용체와 신경영양인자가 도파민 신경세포 보호 및 기능 회복 효과가 있음을 밝힌 최초의 연구로 학문적 의미가 크다”며 “향후 파킨슨병을 비롯한 다양한 퇴행성 뇌 질환에 관한 신약 개발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브레인(Brain)’ 온라인판에 지난달 21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