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인하, 카드사 vs 밴사 전쟁 본격 점화 … 소비자·영세가맹점에 불똥 우려
2015-11-05 16:18
◆카드업계, 밴수수료 인하로 6700억원 손실 보전 나서
카드업계가 정부 방침에 따라 내년부터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내릴 경우 연간 6700억원의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KB국민카드와 BC카드는 이미 밴사들과 수수료 책정방식 변경 협상에 돌입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연내 재협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밴사에 정액제(승인 1건당 수수료 책정)로 수수료를 줬지만 앞으로는 정률제(결제금액에 비례해 수수료 책정)로 지급방식을 전환하는 등 다양한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신한카드는 지난 7월부터 밴수수료를 정률제로 지급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또 간편결제(삼성페이 등)에 대한 전자전표 수거를 하지 않기 위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현대카드만 확정지은 상태지만 타 카드사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전표 수거를 하지 않게 되면 카드사는 밴수수료 중 전표수거비 40원을 아낄 수 있게 된다.
이밖에도 전표수거비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무서명 거래의 경우 카드업계는 현재 5만원 이하에서 10만원까지 확대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건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는 이같은 방안을 통해 밴사에 주는 수수료를 30%만 내려도 3000억원 가량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소비자·영세가맹점에 불똥 우려
카드업계의 밴수수료 인하 시도를 바라보는 가맹점들은 좌불안석이다. 현재 결제 1건당 120원 가량의 밴수수료를 받고 있는 밴사들이 50~70원의 수익이 줄게 되면 그 부담을 가맹점에 전가시키려 들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밴수수료가 30% 줄면 밴업계는 3000억원 가량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밴업계로서는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한 밴사 관계자는 “수익이 줄어드는 밴업계로서는 만회를 위해 또다른 수익체계를 만들거나 지출을 줄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가장 대표적으로 영세 가맹점에 무상 보급하고 있는 IC단말기를 유상 보급으로 돌리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와 밴업계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어 아직은 카드업계가 밴수수료를 얼마나 인하시킬지 미지수다. 하지만 밴수수료가 대폭 인하되면 영세가맹점에게, 반대로 카드업계가 원하는 만큼 밴수수료를 인하하지 못할 경우에는 소비자에게 불똥이 튈 수 밖에 없는 시장 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