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증인 출석한 에드워드리 "당시 기억안난다"…패터슨 살인한 것은 맞아
2015-11-04 16:14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는 4일 오후 법원종합청사 대법정에서 패터슨의 첫 정식재판을 열고 에드워드 리를 증인으로 불러 심문했다.
에드워드 리는 짧은 머리에 검은 정장 차림으로 출석했으며 재판장에 입장하는 순간 패터슨과 서로를 수 초간 응시했다.
신문은 에드워드 리의 요청에 따라 모두 영어로 진행됐다.
검찰은 신문에 앞서 사건 당일 피고인과 증인 외 다른 사람이 현장에 없는 점을 확인했다. 이날 재판장에 출석한 2명 이외에 범인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검사가 사건 당시 건물 도면과 구조도 사진을 보여주며 여러 질문을 던졌으나 에드워드 리는 대부분 기억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다만 에드워드 리는 "당시 자신이 패터슨보다 먼저 화장실에 들어갔으며 손을 씻었다"며 "패터슨이 피해자를 찌르는 것을 목격하고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사건에 사용된 칼에 대해서 에드워드 리는 "피고인 패터슨이 햄버거를 잘라 여자친구에게 줄 때 사용했다"며 자신은 그것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에드워드 리는 사건을 촉발시킨 원인으로 사건 당일 아리랑치기(주취인을 상대로 한 강도행위)를 언급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일축했다.
화장실에서 나가기 전에 본 피해자의 마지막 모습이 어땠느냐는 질문에는 "피해자가 본인의 목을 붙잡고 넘어지려고 한 모습을 보고 화장실을 나갔다"고 답했다.
사건 이후의 정황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답으로 일관했다.
이날 오전 공소 사실진술에서 검찰은 피고인 패터슨이 사건 당일인 1997년 4월 3일 에드워드 리에게 칼을 받아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반면 패터슨 변호인은 그러한 사실이 없고, 패터슨의 진술과정에서 오역이 많아 죄를 뒤집어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피해자 측 진술에 나선 고 조중필 어머니 이복수(73)씨는 "앉아서 서로 미루고 안 죽였다고 주장하는 게 18년 전과 똑같다"며 "양심이 있다면 범죄를 시인하고 사죄를 해야 할 것 아니냐. 인간의 탈만 쓴 사람들"이라고 토로했다.
이씨는 "종필이가 살아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아들과 밥도 먹고, 얼굴도 마주 보고 싶고, 안아주고 싶지만 하지 못한다"며 "우리 죽은 아들 한이라도 풀 수 있게 범인을 꼭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에드워드 리와 패터슨은 피해자 조중필(당시 22세)씨가 살해된 1997년 4월 3일 이태원 햄버거집 화장실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다. 두 사람이 화장실에 들어간 뒤 조씨가 칼에 찔려 숨졌지만 리와 패터슨은 상대방이 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