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긴급점검(중-2)]서민은 전세난에 내몰리는데 1억원(3.3㎡당) 분양가 초읽기…양극화로 치닫는 주택시장
2015-11-05 09:18
부산엘시티 3.3㎡당 분양가 7천만원..."롯데월드타워 1억원 기정사실"
분양가 상승→매매가 상승→전셋값 상승...전세 노마드 가속화
분양가 상승→매매가 상승→전셋값 상승...전세 노마드 가속화
아주경제 백현철 기자 =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과 올초 분양가상한제 폐지가 맞물리면서 분양가 고공행진이 가속화하고 있다.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는 7000만원(이하 3.3㎡당 기준)을 넘어선 가운데 분양가 1억원 돌파도 시간문제란 얘기가 주택시장에서 공공연히 나온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주택 품질의 다양화로 고급 주택 수요를 충족시키는 순기능이 있다는 게 건설사들 주장이지만 분양가 상승이 전체 주택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이어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를 만든다는 지적이다.
4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 ‘반포 아크로 리버파크’는 평균 분양가가 4130만원으로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도 평균 17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면 완판됐다. 일부 타입은 5000만원을 넘어서며 일반 아파트 분양가 5000만원 시대를 열었다. 이후 최근에는 1억~1억5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분양권이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서 분양된 '해운대 엘시티 더샵' 펜트하우스 2가구는 7008만원의 분양가에도 청약 경쟁률이 68대 1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분양 직후 호가가 수억원 오르는 등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내년 잠원·반포·청담 등 강남권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 조합이 분양가 5000만 책정을 사실상 기정사실화 하면서 분양가 고공행진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내년 하반기 분양 예정인 123층 높이 잠실 롯데월드타워 오피스텔이 분양가 1억원 돌파의 이정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평균 분양가는 10월말 현재 2454만원으로 올초 1723만원에 비해 700만원 가량 올랐다.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강남을 중심으로 재건축 분양가가 오르면서 전체 평균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특히 엘시티가 분양된 부산의 경우도 10월말 현재 분양가 평균이 2166만원으로 연초(921만원)에 비해 두배 이상 뛰었다.
청약시장 호조로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전체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이는 전셋값 상승을 부추겨 서민들의 전세난을 가중시키는 양극화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10월말 현재 1741만원으로 연초(1656만원)보다 85만원이 올랐다. 전셋값은 연초 1063만원에서 10월말 현재 1203만원으로 140만원이 올랐다. 매매가보다 전셋값 상승폭이 훨씬 큰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에 경기도로 유입된 인구는 2만5919명으로 지난 2012년 4분기(2만6208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강북 14개구의 평균 전셋값은 2억9천803만원으로 3억원에 육박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서울 평균(72.3%)보다 높은 74.3%까지 올랐다.
경기도 순유입 인구가 증가한 것은 동탄신도시 등에 신규 아파트 입주자가 많았고, 전세난으로 서울에서 인근 경기권으로 이주한 사람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압구정·여의도·반포 등 한강변 재건축이 본격화할 경우 전세 노마드(유목민)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3구 주요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2012년 9.44% 하락했던게 올들어 10월까지 6.91% 상승했다.
김호철 단국대 교수는 “현재 정부 정책상 높은 분양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임대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분위기 마련을 통해 주택시장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