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인공관절 수술, 3D프린터로 개인 ‘맞춤형’ 시대 실현

2015-11-03 15:59

[사진 = '강남 연세사랑병원' 권오룡 원장]


아주경제 홍광표 기자 = 최근 실물 그대로의 입체 모형을 만들어내는 ‘3D프린팅’ 기술이 발전하면서, 의료계에도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3D프린터를 이용해 개인 맞춤형 치료를 가능케 하면서 다양한 의료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특히 정형외과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는 3D프린터는 인공관절 수술을 위한 환자 개인의 무릎 모형 및 수술도구를 제작하는 데 적용되고 있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 개인마다 다른 무릎구조와 모양을 가지고 있지만, 일률적으로 같은 수술방식을 적용했다. 하지만 3D프린터를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은 보다 개인의 무릎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를 가능케 하여 수술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높였다.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무릎 퇴행성관절염 말기에 시행하는 치료로 염증을 일으키는 관절 대신 새로운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방법이다. 인공관절을 이식하기 위해서는 손상된 관절 부위를 절삭해야 하고,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을 절삭하는 과정에서 3D프린터로 미리 제작된 수술도구를 이용한다. 또 수술 전 MRI 혹은 CT로 정밀하게 측정하고, 3D 시뮬레이션 기술로 관절의 절삭위치를 정확히 계산해 수술도구를 출력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관절을 절삭할 수 있다.

특히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인공관절이 삽입될 위치를 정확히 계산해 고관절부터 발목까지 이어지는 하지 정렬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개인마다 다른 무릎관절의 손상 정도, 주변 뼈와 인대의 상태, 고관절부터 발목까지 이어지는 중심축을 정밀하게 파악한 후 정확한 수술계획 하에 수술이 진행되며, 수술 전 미리 인공관절의 삽입 위치를 파악하고 진행하기 때문에 기존 인공관절의 위치를 잡는 과정이 축소되면서 수술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고, 수술 중 주변 뼈나 인대, 근육을 건드리는 과정도 줄어 출혈이나 감염 등 부작용을 줄일 수 있고, 색전증이나 혈관을 막는 혈전증 등 합병증 위험도 낮출 수 있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권오룡 원장은 “하지정렬이 정확히 맞게 되면, 무릎 관절의 균형이 맞으면서 인공관절의 수명도 연장시킬 수 있다.”라며 “맞춤형 인공관절은 정확한 위치에 인공관절 삽입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수술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고, 이에 따라 부작용이나 합병증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에 맞는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을 위해서는 환자의 무릎을 그대로 재현하여 수술도구를 계측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기술력이 발달하지 않은 과거 국내에서는 미국에 데이터를 보내고 수술도구 제작을 의뢰해 받아야했다. 약 6~7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고 그만큼 비용 부담도 클 수밖에 없었다.

강남 연세사랑병원은 자체 3D 시뮬레이션 기술을 연구·개발해 소요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였다. 수술 1~2주 전이면 수술계획을 세우고 수술도구를 출력하는 데 충분하다. 또 맞춤형 인공관절 제작비용이 추가되지 않고, 기존 인공관절 수술과 동일한 비용을 적용하여 환자의 만족도도 높다.

또한,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퇴행성관절염 말기 환자들이 크게 도움 받을 수 있는 치료다. 퇴행성관절염 말기가 되면, 초·중기 시큰시큰하고 뻣뻣한 증상을 넘어서 극심한 무릎통증을 느끼게 된다. 다리가 ‘O자형’으로 휘어 뒤뚱뒤뚱 걷게 되고 극심한 통증에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가 된다. 이 때는 관절 자체를 인공관절로 교체하여 통증을 줄이고 무릎의 운동성을 높여야 하고, 인공관절 수술 후에는 통증의 근본적인 원인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에 통증이 줄고 활동성이 높아지면서 무릎 기능도 점차 회복된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퇴행성관절염 말기는 보존적인 치료보다 인공관절을 이식해 통증을 줄이고 활동성을 높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라며 “자체 개발한 3D 시뮬레이션 기술은 수술 전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낮춰 말기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만족도를 높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