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그리스 은행들, 144억 유로 규모 신규 자본 필요"

2015-11-02 15:23
'자본재구성' 법안 통과로 은행 지원 수월해질 듯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주요 은행 4곳에 대해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인디펜던트 등 외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ECB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그리스 은행들은 추가자본을 확보해야 앞으로의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재정 안정을 위해서 모두 144억 유로(약 18조 960억원)의 신규 자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는 일종의 재무 건전성 평가다. 직전년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향후 3년간 주택시장이나 경기 침체, 조달 비용 급증 등 경제가 나빠졌을 때 은행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를 평가한다. 지난 2014년 평가에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내 130개 은행 가운데 25곳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특히 그리스는 3차 구제금융 협상 과정에서 은행 영업 중단 등의 자본 통제 조치가 내려져 금융 시장이 위축됐던 만큼 재정 건전성을 상당 부분 상실했을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이번 테스트 결과에 관심이 모아졌었다.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는 “그리스 내 4대 은행의 자본건전성은 예상보다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유클리드 차칼라토스 그리스 재무장관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나쁘지 않아 다행이며 향후 경제 분위기도 '낙관적'이다"라고 말했다.

신규 자본이 필요하다는 ECB의 지적에 따라 알파은행(27억 유로), 유로뱅크(21억 유로), 그리스 내셔널뱅크(46억유로), 피라에우스 은행(49억 유로) 등 4곳은 오는 6일까지 ECB에 추가 자금 조달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자금 마련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주요 전망이다. 일단 그리스는 지난 구제금융 협상 당시 최대 250억 유로를 은행 지원 자금으로 남겨 뒀었다. 또 그리스 정부는 각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도록 하되 부족한 부분은 그리스 은행 자본조정펀드인 헬레나 금융안정기금(HFSF)을 통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더구나 이른바 '자본재구성' 법안이 그리스 의회를 통과하면서 은행 지원이 더욱 수월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새로운 법안에 따르면 HFSF는 정부 보조금을 지원할 때 은행에 대한 의결권을 갖는 등 권한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