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문한 키신저 "미중 대립말고 협력해야"...미중 패권싸움 관련 주목

2015-11-02 10:07
31일 베이징 한 포럼서 강조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 “중국과 미국은 세계질서를 어떻게 구축하는 지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준수해야 한다. 이는 역사와 체제가 서로 다른 국가에겐 매우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이러한 원칙을 구체적 사건에서 어떻게 운용할 지는 더 큰 도전이다.”

'미국 외교가의 거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외무장관이 지난달 31일 베이징에서 중신(中信)출판그룹과 중신개혁발전연구기금회 주최로 열린 ‘세계질서 구축과 중국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포럼에서 미중 양국간 협력을 강조했다고 왕이재경 등 현지 언론이 1일 보도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이 공산당 창건 100주년이 되는 2021년과 신중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 즉 '두개의 100년'(兩個一百年) 목표를 실현하면 세계에 중국만큼 강한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개의 100년 목표란 중국이 2021년까지 인간적인 삶의 질을 보장하는 샤오캉(小康) 사회를 실현하고 2049년까지 문명화된 부강한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는 '다퉁(大同) 시대'를 실현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룩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서도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은 전 세계를 지배할 만큼 강하지 않을 것이고, 중국도 (전 세계를 지배할) 그러할 마음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모든 국가가 함께 참여하는 국제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하지만 세계 질서를 지배하는 국가(미국)와 잠재적 맞수(중국)가 파트너가 되는 국제질서 역사는 별로 없었고, 전 세계가 모두 국제질서를 새롭게 만드는 데 참여한 경우는 더욱이 없었다”며 “이는 현 세대의 독특한 사명으로 매우 험난한 길”이라고도 지적했다.

특히 미·중 양국은 역사·문화·체제적으로 매우 다르다며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협력해서 세계 질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키신저 장관은 "확실한 것은 대국간 군사충돌은 인류에 재난을 가져올 것이며 결국 재난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는 것"이라며 미·중 양국이 대립을 피하고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신저 전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현재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양국간 '힘겨루기'가  아시아·태평양지역 전체를 미·중간 패권싸움 속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키신저 전 장관은 냉전시대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해 1972년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1979년 미중 수교를 이뤄낸 사실상의 주역이다.  이외에도 중동평화조정과 북베트남과의 평화협정 등 공로를 인정받아 1973년 노벨평화상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