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김혜윤 “거리 더 내려고 ‘스텝 스윙’ 하게됐어요”
2015-11-02 00:01
드라이버샷 때 독특한 스윙으로 정평나…하이브리드 3개 갖추고 아이언은 가장 긴 것이 6번
1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서울경제·문영퀸즈파크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약 4년만에 우승한 김혜윤(26·비씨카드)은 독특한 드라이버샷 스윙으로 유명하다.
그는 드라이버샷을 할 때 ▲발을 모은 채 어드레스를 한 후 ▲오른발을 오른쪽으로 벌려 디디면서 백스윙을 하고 ▲다운스윙 때 왼발을 들었다가 왼쪽으로 내디딘다. 스텝을 밟듯한다고 하여 ‘스텝 골퍼’라는 별명이 붙었다.
10년째 이 스윙을 하고 있다는 김혜윤의 얘기는 이렇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마추어 대회에 나갔는데 동료 친구들보다 거리가 너무 안 났어요. 그래서 매일 우드잡고 세컨드샷 하려니 어려워서 거리 늘리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해봤습니다. 연습 스윙할 때 그렇게 했더니 원래 거리보다 15m 더 나가서 그 때부터 이 스윙을 계속해왔어요. 그 때는 이 스윙이 창피해서 대회 때에는 하기 힘들 것같다고 생각했는데 아빠가 하라고 해서 지금까지 해오고 있어요.”
거리를 더 내보려고 독특한 스윙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에게 클럽을 후원하는 혼마골프에서는 올해초 아예 가방에 ‘스텝 김’이라고 새겨주기도 했다.
김혜윤은 “3∼4년전보다는 거리가 늘었으나 장타자들에 비해서는 아직 멀었다. 그러나 평균으로 봤을 때는 적게 나가는 거리는 아니다. 더 늘면 좋겠지만 지금 거리로도 충분할 것같다.”고 말한다. 그의 올시즌 드라이버샷 평균거리는 237.32야드로 이 부문 랭킹 52위다.
김혜윤은 그래서 클럽 구성도 독특하다. 우드 3개(1,3,5번), 하이브리드 3개(로프트 22,25,28도), 아이언 5개(6∼10번), 웨지 2개(로프트 52,58도), 퍼터 등이다. 아이언은 가장 긴 것이 6번이고, 피칭웨지 격인 10번을 포함해 5개밖에 안되는 것이 눈에 띈다.
그는 “유틸리티만 3개 있고 아이언은 5개만 사용한다. 어려운 롱아이언을 일부러 사용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아시아 남자골퍼로는 유일하게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양용은과 비슷한 컨셉의 클럽 구성이다. 그는 이번 대회 최종일 18번홀(파5)에서 유틸리티 서드샷이 깃대를 맞혀 버디를 잡을만큼 유틸리티를 아이언 못지않게 편하게 구사한다.
주위의 시선에 상관없이 자신의 스윙 특성에 맞는 클럽구성을 하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