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한국을 방문 중인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한국 대표 재계 총수들과 만나 중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한국기업의 중국시장 진출을 독려했다. 

리 총리는 1일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가 서울 중국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한국경제계와의 간담회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의 문이 더 크게 열릴 것이다. 한국은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다. 이렇게 좋은 이점을 지니고 있는만큼, 우리는 더 많은 한국기업들이 먼저 중국시장에 진출해 기회를 잡기 희망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을 통해 입증된 거대한 중국 소비잠재력을 언급하며 "중국 시장은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고, 여전히 큰 소비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들이) 중국으로 직접 와서,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에 따라 현지에서 고찰하고 중국 기업들과 협력해 나가면 더욱 더 큰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리 총리는 중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리 총리는 "중국은 여전히 거의 7% 성장을 유지하고 있고, 향후 상당히 긴 기간 동안 중고속 수준의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중국 경제 성장률은 하향세를 보이고 있으나, 양적 측면에서는 증가 규모가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13억 시장은 여전히 성장 과정에 있고 우리는 구조조정과 개혁을 확고부동하게 추진 중"이라면서 "많은 경제 지표들은 파동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큰 폭의 파동은 없을 것이며, 소폭의 파동에 대해 너무 많은 걱정을 할 필요 없다"는 말로 중국 경제를 둘러싼 불안감을 일축시켰다.

리 총리는 "중국은 전면적 개혁과 혁신을 추진 중이며 규범 간소화를 통해 시장에 활력과 창조력을 불어넣어주면 중국 경제구조가 커다란 변화가 생길 것"이라면서 "한국기업들이 우리와 함께 혁신 발전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리 총리는 △양국 경제 추진력 제고를 위한 혁신 플랫폼 조성 △중한 문화협력 위한 교류체 구축 △일대일로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협력 강화 등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성과를 소개하며 양국 간 협력을 거듭 강조했다. 

리 총리는 "중국의 높은 생산력과 한국이 보유한 기술 및 연구개발(R&D) 측면에서의 강점을 결합해 우리 중국 내부의 큰 시장 뿐 아니라 제3국 국제시장도 개척할 수 있다"면서 "이는 양국 경제 발전을 이끌 수 있고 세계 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반파시스트 전쟁승리 70주년을 언급하며 "양국은 외부 침략과 식민 지배 경험이 있다"며 "역사를 잊어서는 안된다. 반드시 평화와 안정을 수호해야 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중FTA와 관련해서는 "양국 간 무역발전을 힘입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측은 처음으로 무역뿐만 아니라 투자도 발전해야 한다고 약속했으며 특히 금융, 통신서비스 등 규범 설정에 있어 한국에 대한 개방폭이 다른 나라의 FTA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중국 중서부 지역에 중한간의 혁신 산업단지를 건설키로 했다고 소개하며, 양자간 혁신을 이끌고 3국 시장에서 생산능력 갖추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 대학졸업생들의 중국 내 창업을 희망한다면서, 중국 정부 또한 강력하게 이를 지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 중국의 외환거래에서 인민폐와 원화 간 직거래 체제를 구축하고, 한국의 RQFII(위안화 적격해외기관투자자) 쿼터 한도액을 기존 800억에서 1200억 인민폐로 격상키며, 투자협력펀드 창설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중국은 양국간 인문 교류를 지속 추진하기 위해 향후 3년간 1000명의 한국대학생도 중국 중국어 캠프에 초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리 총리는 재계 총수 10여명과 30여분간 만나 환담을 나눴다.

정몽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 정부의 신에너지차 활성화 정책에 호응해 하이브리드자동차 현지 양산 현황 및 전기차 사업 계획 등을 소개했다. 또 양국 간 경제협력과 자동차 산업 발전에 공헌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리 총리와 면담을 마치고 먼저 자리를 떠나 간담회에는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