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정상회담] 리커창 중국 총리 한국 방문, 이번이 4번째

2015-11-01 12:47

지난달 31일 리커창 중국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리 총리가 31일 서울 성남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리커창 총리의 총리 취임 후 첫 한국 방문”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가 한국을 찾은 지난 2010년 이후 5년 만에 성사된 중국 총리의 한국 방문”… 리 총리의 한국 방문을 대서특필하는 한국언론의 보도에 절대 빠지지 않는 문구다.

하지만 이는 이번 방문이 리커창 총리의 첫 한국 방문이라는 뜻은 아니다. 엄밀히 말해 이번이 리 총리의 네번째 한국 방문이다. ‘리커창’ 이라는 이름 뒤에 달린 직함은 달랐지만 2005년에도, 2011년에도 ‘대표단’과 함께 한중 양국의 경제협력 강화를 외치며 쾌청한 하늘,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 무렵 한국을 찾았다.

리 총리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은 지난 1995년의 일이다. 당시 그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중앙서기처 제1서기의 신분이었다. 이후 10여년 뒤인 2005년 9월말 리 총리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당 서기로 한국을 다시 찾았다. 외교통상부와 경기도의 초대에 응한 것으로 랴오닝성을 소개하고 랴오닝성과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리 총리는 이해찬 당시 국무총리와 김덕규 국회부의장 등과 회동했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현 유엔 사무총장)과도 만나며 친분을 쌓았다. 특히 이해찬 전 총리와는 이때 쌓은 인연이 상당히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개인적으로 랴오닝성을 방문해 리 서기를 만나기도 했다.

‘경제통’으로 유명한 리 총리의 실리를 중시하는 모습은 당시에도 엿보였다. 짧은 일정을 쪼개 대표단과 함께 삼성전자, 포스코, SK, STX, 두산중공업 등 굵직한 기업을 방문하고 수 차례 투자설명회를 개최해 한국과 중국, 특히 랴오닝성과의 투자·경제협력 강화에 공을 들였다.

리 총리의 세 번째 한국 방문은 세월이 훌쩍 지난 2011년 가을의 일이었다. 당시 상무부총리였던 리 총리는 10월 말께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을 접견하고 이어 한국을 찾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만났다. ‘북핵’ 등을 둘러싼 남북간 갈등을 해소하고 이를 중재하자는 취지의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하기 위한 행보였다.

리 총리는 이 전 대통령 외에 당시 박희태 국회의장, 김황식 국무총리를 만나 6자회담 재개가 필요한 이유를 설파했다. 당시 한국을 찾은 ‘목적’은 이처럼 정치적이었지만 리 총리의 양국 경제협력 강화를 위한 ‘실리적’ 움직임도 분주했다.

당시 리 총리는 샤오강(肖钢) 중국은행 총재, 양카이성(杨凯生) 공상은행 총재 등 재계 주요 인사를 대동해 한국을 찾았고 함께 한국 경제 4단체장(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과 회동하며 한중 경제협력 강화에 힘써 주목됐다.

리 총리의 이번 한국 방문 핵심일정은 한·중·일 정상회담이다. 리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 아베신조 일본 총리 등과 동북아 정세, 북핵, 과거사 문제 등을 주요의제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리’를 중시하는 리 총리가 이번에도 한중 양국간 경제간 거리를 한층 ‘밀착’ 시키는 데 공을 들일 것으로 기대된다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 26일 리 총리의 방한 소식을 전하면서 중국의 ‘대중창업, 만중혁신’과 한국의 ‘창조경제’, 중국의 ‘일대일로’와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협력, 융합을 도모해 양국 경제협력의 범위와 정도를 한층 넓히고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발효, 한·중·일 3국 FTA 추진 등도 집중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