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디젤차량 배출가스 조작 사태의 여파로 폭스바겐에 내우외환(內憂外患)이 잇따르고 있다.

이윤 극대화를 위해 양심을 저버린 잘못된 선택으로 소송이 줄 잇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일선 영업망에서는 판매권 반납과 딜러 이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6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GS그룹 계열사 GS엠비즈는 폭스바겐 차를 수입해 판매하는 딜러 사업 매각을 검토 중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업계 내부적으로는 지난 달 말부터 GS엠비즈가 딜러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다만 기존 고객들과 직원들 동요 탓에 또 매각이 잘 안 풀릴 우려 탓에 공식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GS엠비즈는 “현재까지 딜러권을 반납한 바 없다”며 “금융사에는 프로모션 등 향후 일을 논의 한 정도”라고 사업 중단을 부인했다.

GS엠비즈는 현재 서울 강서권역 딜러사로 마포·목동·강북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2년 6월부터 야심차게 딜러사업에 뛰어든 지 3년 만에 철수를 결정한 것은 그룹 이미지 탓도 있지만 수익성 악화도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업계가 딜러사끼리 과도한 경쟁을 부추겨 마진을 안 남게 파는 구조”라며 “후발주자에다가 최근 사태로 운영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코리아의 다른 딜러사도 판매 급감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황이다. 폭스바겐 강북전시장 한 딜러는 “판매량이 전달 대비해 3분의 1로 줄었다”며 “딜러에게 남는 8% 가량 마진도 모두 포기하고 팔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번 달에는 판매량이 ‘반 토막’이 나거나 그 이하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뒤숭숭한 분위기를 잠재우고자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딜러들에게 인센티브라는 ‘당근’을 제시했다. 폭스바겐코리아 측에서 지난 17일부터 딜러들에게 차량 1대를 팔 경우 1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하면서 딜러들의 이탈을 막고 있다. 폭스바겐 한 딜러는 "기본급에 2대 정도 팔면 월 300만원 이상은 받을 수 있다"면서도 "과도한 판매경쟁으로 인센티브까지 다 반납하고 파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딜러사들의 위험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판매방식도 바꿨다. 기존 딜러사들이 차량을 폭스바겐코리아 측에 매입해서 파는 홀세일(Whole Sale) 방식에서 폭스바겐코리아에서 전체 재고를 부담하고 각 딜러사별로 계약이 결정되면 물량을 내주는 개별판매 방식으로 전환했다.
 
폭스바겐 사태 소송은 계속 되고 있다. 아우디 Q5를 소유한 배우 임예원씨와 폭스바겐 파사트 소유자 정선미씨가 법무법인 바른과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연방지방법원에 집단소송 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기술의 문제보다 신뢰를 잃어버린 점, 사태 발생 이후에 책임지려는 자세가 미흡했던 점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날 임씨는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바른 15층 대회의실에서 “Q5가 이렇게 오염물질을 내뿜는 차라는 것을 알았다면 사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기행위에 따끔한 패널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씨도 “세계적인 명성이 있는 회사가 파렴치한 행위를 했다는 데 너무 화가 났다”며 “회사의 빠른 대처가 없어 미국에서 소송을 냈다”고 주장했다.

법무법인 바른은 지난달 30일부터 ‘폭스바겐 및 아우디 자동차 배출가스 조작에 따른 사기로 인한 매매계약 취소 및 매매대금반환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현재까지 총 695명이 참여했으며 내주에 소송인단 규모가 1000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리콜 대상 차량 9만6000대 가운데 1만대 가까이는 엔진도 손봐야하는 것으로 조사돼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