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SNS 먼저 했지만 돈은 페이스북이 벌었다… 핀테크산업도 고민해야"

2015-10-22 16:07
적절한 순간에 규제를 풀어주면 국제 기준 맞출 길 많아져
글로벌 트렌트 맞춘 규제 방향 잡아야

▲ (왼쪽부터) 남주하 서강대 교수,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이인종 삼성전자 부사장, 신성환 금융연구원장, 박소영 핀테크포럼 의장[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핀테크 산업의 이해관계자들이 시장이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규제로 인해 성장에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핀테크 산업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규제 개선이 적절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핀테크 지원센터는 22일 서울 종로 그랑서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핀테크 생태계 조성 및 활성화를 위한 제5차 데모 데이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찰스 헤이 주한 영국대사 등 각계 인사가 참석해 국내 핀테크 산업 육성과 우수 핀테크 기업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임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핀테크라는 거대한 물결을 해쳐 나가기 위해서 끊임 없이 혁신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규제 개선과 핀테크 생태계 활성화 노력을 통해 새로운 혁신적인 서비스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남주하 서강대 교수(시장경제연구소장), 이인종 삼성전자 부사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신성환 금융연구원장, 박소영 핀테크 포럼 의장 등 전문가들의 좌담회가 열렸다.

좌담회 참석자들은 그동안 정부의 신속한 규제 개선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으로 다양한 핀테크 기술이 출시되는 등 시장이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정부의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으로 핀테크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시장의 적극적인 호응과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소영 핀테크 포럼 의장은 "과거에는 만나기 어려웠던 정부, 금융사 관계자를 쉽게 만나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고 기업들과 협업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면서 "작년까지만 해도 핀테크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이 없었지만 최근 몇 개월 동안 해외에서도 국내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급결제 이외에 국민들이 체감할 만한 혁신적 핀테크 서비스가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잇따랐다.

이인종 삼성전자 부사장은 "싸이월드가 쇼셜네트워트서비스(SNS)를 먼저 했지만 페이스북이 돈을 벌었고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역시 국내에서 먼저 시도했지만 규제 내에서 사업을 하다 보니 대중적으로 퍼지는 플랫폼이 되지 못했다"면서 "기술적으로 앞서 나감에 있어서 적절한 순간에 규제를 풀어주면 국제 기준에 맞출 수 있는 길이 많아지기 때문에 이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역시 "이 기술에 투자하면 금융사와 기업 모두 좋을 것 같다고 판단해도 지주회사법이 다르고 여신법이 다르기 때문에 제약이 많다"면서 "스타트업을 돕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이를 실질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면 더욱 빠른 속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규제 방향이 글로벌 트렌드를 역행하기 불가능하다"면서 "국내 리그만 생각하고 만들면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내외 금융사와 핀테크 업체를 묶어서 핀테크 생태계를 염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소영 의장은 "보안성 심의는 끝났지만 대형 카드사의 심사를 2년 넘게 받고 있어 출시하지 못한 서비스도 많다"며 "그런 경우 핀테크 기업이 수수료로 사용자 대신 물고 있어 서비스를 할 수록 적자를 보고 있다"면서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을 더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핀테크 기업 6곳이 참여해 기술을 소개하고 시연했다. 지급결제·인증업체 이외에 금융 플랫폼, 보안 솔루션, 개인 자산관리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핀테크 업체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