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기념한 초대형 나전칠화 제작

2015-10-22 17:37
경기도 옹청박물관이 제작한 '일어나라 비추어라!'

아주경제 조가연 기자 =경기도 여주 옹청박물관에서 작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과 순교자 124위 시복을 기념하는 초대형 나전칠화 '일어나라 비추어라!'를 만들었다.

가로 9m60㎝, 세로 3m의 이 '일어나라 비추어라!'는 김경자 한양대 명예교수의 지도로 손대현, 김의용, 강정조 씨 등 무형문화재 전수자들이 참여해 제작했다.

이 나전칠화는 옹청박물관이 작년 교황 방한 무렵에 기념작품제작위원회를 결성하고 만들어온 세 작품 중 첫 번째로 완성된 것이다.

옹청박물관 관장 최기복 신부는 "방한 당시 '한국교회의 어제에 대해 기억하고 오늘에 대해 증언하고 내일에 대해 희망을 주라'고 하신 교황의 말씀에 따라 한국 천주교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형상화한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그림은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천주교의 과거, 현재, 미래를 표현한 장면을 차례로 담았다. 과거 부분엔 한국천주교회의 요람인 여주 주어사에서 천주교를 자발적으로 수용한 선비들이 천주교 서적을 연구하는 모습이 담겼다. 박해받았던 천주교 순교자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현재를 그린 그림 중앙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순교자 124위를 시복하는 모습과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장면을 '일어나 비추어라'라는 글귀와 함께 담았다. 작년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노란 리본과 분단을 상징하는 철조망도 그렸다.

오른편 미래 부분에는 안중근 의사, 김대건 신부, 김수환 추기경 등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는 고인 12명이 하늘로 승천한 모습을 담았다. 아래엔 태극기와 6·25전쟁 당시 한국을 도운 국가의 국기를 그려 넣었다. 그림 전체 배경을 구성하는 소나무와 학 등은 생명문화 회복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에 제작한 나전칠화는 같은 것을 2개 더 제작해 바티칸과 서울 서소문 성지에 전시할 예정이다.

2002년 설립된 옹청박물관은 한국적이고 그리스도적인 예술치유를 통한 생명문화 구현을 목표로 운영 중이며 성경 73경 나전칠화 천장화와 도자기류 문화재 500여 점이 전시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