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주잔량 '탑 5위' 석권한 한국 조선업체...실적개선은 '글쎄'
2015-10-20 16:23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한국 조선업계가 지난달 글로벌 수주잔량 순위에서 상위 5위권을 싹쓸이하며, 우리나라 조선업 기술의 경쟁력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특히 대규모 적자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대우조선해양이 선박 수주잔량 부문에서 단일 조선소 기준으로 11개월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같은 수주실적 개선에도 조선업계의 '적자무덤'으로 떠오른 해양플랜트 사업이 여전히 부진하고, 액화천연가스(LNG)와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 인도까지 시간이 필요해 당장 눈에띄는 실적 개선은 힘들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20일 영국 조선해양 전문 시장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옥포조선소는 지난달 말 기준 850만CGT(131척)의 수주잔량을 보유해 1위를 차지했다.
조선그룹별 수주잔량 기준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지난달말 기준 1008만3000CGT(221척)를 기록해 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에서 1위를, 대우조선해양이 914만CGT(153척)으로 뒤를 이었다. 일본 이마바리조선(625만CGT·237척)은 삼성중공업(543만3000CGT·105척)을 제치고 4개월 연속 3위 자리를 지켰다.
글로벌 조선업계 전체의 조선 수주잔량은 9월말 기준 1억940만CGT로, 전월(2억9470만CGT) 대비 소폭 증가했다. 수주잔량이 전월보다 증가한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국가별 수주잔량은 중국이 4040만CGT(2161척)으로 1위를 차지했고, 한국(3210만CGT)과 일본(2120만CGT)이 뒤를 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선박수주면에서 최근 5~6년간 매년 목표치를 달성해가고 있다. 하지만, 수주잔량 대부분은 지난해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올해는 수주량이 크게 늘지 않았다. 또 수주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LNG 선박은 내년부터 건조가 시작되고 해양플랜트와 같은 대형 사업도 대부분 내년말 인도가 완료되는 만큼, 당장 뭉칫돈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올해 3~4분기 적자폭은 어느 정도 줄어들 수 있으나, 흑자전환은 지켜봐야할 상황"이라며 "내년부터 가시적인 실적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물량이 많아 수주를 더 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최대한 이익을 창출하면서 조선소 지불대금 조건이 유리한 방향으로 수주를 선택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